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방법


  이브에는 영화판 RENT 를 보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영화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본다. 렌트는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시작하여 다음해 이브에 끝나는 이야기니까, 그리고 지저스는 지저스니까.
 
  무심코 선정했는데 제법 그럴 듯하다고 생각해서 내년부터는 케빈과 해리 대신 이런 코스를 연례행사로 삼을까 생각 중이다. 사실 크리스마스에는 벤허도 어울리긴 하는데, 작년에 케이블에서 해주는걸 15년 만에 다시 보게 된 점잖은 연배에 들어선 언니들은 뒹굴뒹굴 포도주를 마시면서, 벤허에게 집착을 넘어선 애증을 이글이글 불태우는 멧살라에게 츤도 작작 하라느니, 고백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느니, 그러니까 허씨 집안 아들 벤 군이 늬 마음을 몰라준다느니 하고 갖은 연애 코치를 다 했더랬다. 멧살라, 미안.

 
  간만에 다시 꺼내본 렌트는 여전히 분노와 절망과 가망없는 삶 속에서 뜨겁도록 절실한 희망을 가슴 터지게 노래하고 있었다. 대공황의 시대를 눈앞에 둔 현재의 시선으로 돌아보니, 그새 우리는 90년대의 그 눈부신 퇴폐와 단절되어 있더라. 어느새 그 시절이 지금, 여기가 아니라 그때, 그곳이 되어버렸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렌트는 절망적이고 미치도록 뜨겁다. 게다가 이렇게 에이즈와 약으로 찌든 뉴욕 밑바닥의 젊은 예술가 군상을 또 언제 뮤지컬에서 다뤄주겠어.

  렌트에 대한 몇가지 사실들. 0. 렌트는 '라 보엠'을 에이즈 시대의 젊은 뉴요커들 버전으로 각색했다. 1. 작곡자 조나단 라아슨은 이 작품을 7년 간 작곡했다. 2. 그는 열정적으로 자기 작품의 무대화를 원했지만, 정작 작품 상연 하루 전에 사망했다. 3. 사인은 뇌졸중이었다. 4. 그의 가장 친한 친구 가운데 한명이 게이로 HIV 양성판정이었으며, 5. 그의 다른 친구들도 여럿 에이즈로 사망했다. 6. 이 경험들이 생생하게 렌트 안에 녹아 들어갔다. 7. 초연 무대 때 마크 역은 일하던 스타벅스를 때려치우고 오디션에 응모했다. 8. 초연 멤버 중에서 미미가 제일 무대 경험이 많았다. 9. 조나단 라아슨의 다른 작품인 틱,틱,붐은 원래 1인극이었다. (요즘에는 3인극으로 각색되어 공연되는 듯. 국내에서도 몇 차례 무대에 올려졌다.)


  예전에는 무심코 보아 넘겼는데, 이 이야기가 크리스마스 이브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이하 스포일러 포함) 미미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장면이 포함된 건 역시 크리스트교 상징을 보헤미안 풍으로 채색하여, 부활과 재생에 대한 강력한 열망을 표현한 게 아닐까. 미미의 죽음과 부활로 인해 그들은 죽음 후의 세계(앤젤이 있는 세계) 또한 그들 안에 포용하며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으니까. 비록 한치 앞의 내일이 어차피 희망을 가져봤자 소용없는 내일이지만서도. 흑흑, 다들 죽지 마.orz

 
  그리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대해서는 두말하여 무엇하랴. 모님의 무엄한 개그 한 토막으로 대신하고 넘어가야겠다. 사투리 버전 '최후의 만찬' 되겠습니다.


  모 님 : 지저스 마지막 만찬 듣다가
  모 님 : 방심했다가 격침 ㅇ<-<
  나 : >-<ㅇ...
  모 님 : 니 와 빨리안꼬지르노
            내가 꼬지르길 바라나!! 

  나 : ... 
  나 : 그렇게 줄이니
        숔흐가 초큼 덜해요... <<
  모 님 : .... ㅇ<-<


  모 님 : 내 절때 삐친거 아니고!!
            저노마가 내가 이렇게 시킨기라!!!
  모 님 : 저노마 어디어디에 갈거디!!
  모 님 : 아니 내는 돈피료 엄따
  모 님 : ㅇ<-<
  나 : .... 이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모 님 : 돈 피료 엄따 안카나!!!
            돈보로 안했다!!!
            피료 없는데... 
  모 님 : 아이 줄람 주고... 승냥승냥...
  나 : 엉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모 님 : 우리 첨부터 다시 하자카이
  모 님 : 내 잘할께...
  모 님 : /쓸쓸
  나 : /쓸쓸


  유다 이 츤츤돌이 같으니. ㄱ-  저리 가서 멧살라하고 친구 먹어, 그냥. ㄱ-
  그리고 테드 닐리 씨, 닐리 횽, 닐리 님, 사랑해요. 오래오래 살아주세요. 그리고 멀리 쌀나라에서 계속 지저스 투어 한다고 염장지르지 마셈.orzorzorz 


  
  친구 방에 꽂혀있던 괴상한 책.

 


  ................

  어라, 저... 저거!!!



  사슴 뿔을 쓰고 즐거워하는 친구 어린이.

  타르트가 안 잘린다고 칼을 푹 꽂은 친구 어린이(2)의 만행.

  원래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타르트인 겁니다. 페이버릿인 PERA의 시즌 한정 딸기 타르트.

  크리스마스도 갔고 이젠 한살 더 먹을 일만 남았지/쓸쓸........




by 사이암 | 2008/12/26 00:19 | 중년의 취향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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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자하 at 2008/12/26 00:33
렌트 저도 좋아해요! 그런데 각인 효과인지 처음 들은 한국판 렌트를 더 좋아해요. 그리고 '듣기'만 하고 보진 못했어요.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뭔가 이상합니다? ...

무사히 연말연초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8/12/31 23:41
렌트 정말 좋죠. 기회 되시면 영화판이라도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내년초에는 국내판도 무대에 올린다고 해서 기대가 큽니다. 자하님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_<
Commented by hogh at 2008/12/26 01:01
나는 설이다. .하하핫... 렌트는 뮤지컬인가요? 뮤지컬은 본적이 없어서...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8/12/31 23:42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는 설이다, 참으로 귀여웠습니다. 렌트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국내 DVD 로 출시되어 있으니 나중에라도 한번 보시는 겁니다. :-)
Commented by 충격 at 2008/12/26 01:26
렌트 좋지요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8/12/31 23:43
저의 페이버릿 중 하나예요. -///- 올해도 15분 밖에 안 남았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mmented by LaJune at 2008/12/26 09:16
...........................어쩐지 카테고리에서 격침...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8/12/31 23:44
그런 걸 눈여겨 보시면 지는 겁니다. ㅇ>-<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Commented by 쥴이 at 2008/12/26 11:36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신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하면 연말이라 다가올 새해가 걱정될 때지만 분위기때문에 그런지 즐겁고 들뜬 마음이 되어요^^*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8/12/31 23:45
역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분위기는 조금 들떠있는 게 기분좋지요. 쥴이님은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나요? 곧 밝아오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mmented by 대감 at 2008/12/26 12:21
유다.... 너무 가슴을 찌르는군요ㅠㅠㅠ 아 영감님 아마 09년이 마지막인 것 같지 말입니다. 아 아니 이것도 낚시일수도 있죠(..) 가지도 못하면서 낚시이길 바라는 마음은 뭔지OTL 저도 빕니다. 오래오래 살아주세요.....ㅠ Дㅠ!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8/12/31 23:48
유다의 츤은 소중합니다... 라지만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ㅠㅠㅠㅠ 09년이 마지막이라니 더 염장질리는군요. 낚시여도 좋으니 완소하신 우리 영감님 오래오래 더 투어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감님 건강하고 즐겁게 새해 맞으시길 바랍니다. :-)
Commented by rpawjdk at 2008/12/27 01:32
카..칼이...(...)
'하악하악'이라는 제목의 책도 있는데요뭐<<<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8/12/31 23:48
이외수옹은 역시 범상치 않은 센스의 소유자시죠. 쥐꼬리만큼 남은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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