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의 올훼스의 창

절대만담의 대가인 절세마녀님과 토킹 어바웃. 전반적으로 제멋대로 늘어놓긴 했지만, 80년대 번역본 순정만화들과 파름문고에 대한 회상기라고나 할까요.





사이암▶옥션에 올훼스의 창 전권이 나와있었는데 놓쳤어요.
절세마녀▶...근데 그거 이제 와서 다시보면
절세마녀▶머리속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갈 것 같은 내용 아니었어요?
사이암▶으하하하
사이암▶전반부에 배다른 누이들하고 신경전이 좋았어요
사이암▶사실 집에 82년인가 84년에 찍은 판본으로 전권 있긴 해요
절세마녀▶...
절세마녀▶근데 왜..

사이암▶그 왜 있잖아요
사이암▶고유명사는
사이암▶굵은 보석체고
절세마녀▶...푸하하하하하하ㅏ?하하ㅏ?하하하하하하
사이암▶아아, 어찌하여 어쩌구 하느뇨
사이암▶라던가
사이암▶할지어다
사이암▶라는 사어체가
절세마녀▶OTL
사이암▶아무렇지도 않게 구사되는
사이암▶그 고풍스러움
사이암▶느무 좋아 ㅠㅠ

사이암▶... 그런데 한번 현대풍 번역도 보고 싶은 거예요
사이암▶게다가 당시는 반공시대라서
사이암▶크라우스가
사이암▶자그마치 "핀란드 독립투사"로 나왔다고 ㄱ-
사이암▶원래는 볼셰비키였는데 ㄱ-
절세마녀▶..........아
사이암▶그래서 공산당으로 나오는 크라우스를 보고 싶었심. 대체 번역이 어케 달라지나

사이암▶그 판본이 왜 전설이 됐느냐 하면
사이암▶번역자가 아무 생각없이 초반에는
사이암▶크라우스가
사이암▶내 고향 러시아!
사이암▶라고 독백하는 걸 그대로 번역했는데
사이암▶뒤에 가 보고 허걱 한 거죠
사이암▶뭐라고? 주인공 주제에 볼셰비키?
사이암▶이 시키 빨갱이 아냐
절세마녀▶...푸하하
사이암▶하고 당황한 거예요
사이암▶당시 머리 벗겨진 대통령님이 까칠하게 굴던 때라
사이암▶말 잘못하면
사이암▶삼청교육대 끌고가던 시절이니
절세마녀▶그렇죠
사이암▶그대로 냈다간
사이암▶진짜로 섬에 버려질 지도 모르잖아요
절세마녀▶OTL
사이암▶그래서
사이암▶전설의
사이암▶짜집기 나레이션(...)
절세마녀▶ㅠㅜㅠㅜ

사이암▶유리우스가 러시아에 도착하기 직전에
사이암▶유리우스와 크라우스의 러브씬(비스무리한 것들)만 골라서
사이암▶확대축소복사하고 편집해서
사이암▶그 왜
사이암▶페이지 하나에
사이암▶군데군데 일러스트 끼워넣고
사이암▶한페이지 가득 나레이션 넣기 신공으로
절세마녀▶오호
사이암▶유리우스 독백을
사이암▶원작에도 없는 걸
사이암▶만들어 넣었심(...)
절세마녀▶푸하하ㅏ

사이암▶아아, 크라우스, 나의 사랑하는 크라우스, 보고 싶은 그대
사이암▶어쩌고 하면서
사이암▶그대가 먼곳을 보며 나의 고향 러시아 라고 해서
사이암▶나는 그대가 러시아인인 줄 알고
사이암▶러시아를 헤매고 다녔지 뭐예요
절세마녀▶............푸하하
절세마녀▶OTL
사이암▶하지만 알고보니
사이암▶당신은
사이암▶핀란드의 자랑스러운 독립 투사
사이암▶핀란드의 자유를 위해
사이암▶러시아와 맞서 싸운 투사
사이암▶... 어이어이
절세마녀▶으하하하하
절세마녀▶OTL
절세마녀▶미, 미칠 것 같아영
사이암▶의심없이 봤던 순진한 어린날에 건배 ㄱ-
절세마녀▶그런 부분이 있었단 말임?
사이암▶네 ㄱ-
절세마녀▶못 살아 진짜

이런 페이지라던가
이런 페이지...

사이암▶그러면서
사이암▶크라우스 어린 시절 회상이 나오는데
사이암▶크라우스가 존경해 마지 않던 형 알렉세이가
사이암▶볼셰비키라서
사이암▶크라우스도 영향을 받아서 볼셰비키가 된 거거든요
절세마녀▶오호
사이암▶두 형제가
사이암▶나란히 언덕에 앉아서
사이암▶마을을 바라보는 씬인데
사이암▶머리가 좀 굵어져서 생각해보니 분명 대사가
사이암▶이런 흐름이었을 것 같애
사이암▶우리 아름다운 러시아는 지배계급에 고통받고 있어
사이암▶저 특권계급 황제가 없어진다면 이 아름다운 나라에도 자유와 평화가 찾아오겠지
사이암▶이런 맥락이라는 걸 나중에 생각해보니 알겠는데
사이암▶... 당시 번역으로는

사이암▶아름다운 우리 조국 핀란드!
절세마녀▶으흥
사이암▶난 우리의 도시 헬싱키를 사랑해
사이암▶하지만 러시아 놈들이 짓밟고 있지
사이암▶우리 싸우자
사이암▶조국 핀란드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절세마녀▶OTL
절세마녀▶그게, 푸하하
사이암▶아니 대체
사이암▶그 상황에
사이암▶핀란드를 끌어오다니
절세마녀▶그러게요
절세마녀▶으하하OTL
사이암▶폴랜드도 아니고 핀란드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절세마녀▶미치겠다
사이암▶그래서
사이암▶제가 원본이 보고 싶다는 거심 ㄱ-
사이암▶그와 같은 왜곡이
사이암▶하나 더 있었심
사이암▶유리의 성 알고 계심?
절세마녀▶네
사이암▶하녀의 딸인 주제에 백작의 딸인 척해서
사이암▶백작 부부도 속이고 진짜 백작 딸도 속이면서 몸부림치는
사이암▶처절한 악녀 이야기

참고로 이런 표지였지요.
위에서 언급한 저 대단한 올훼스의 창도 함께.

사이암▶백작 부인이 기억상실에 걸려서 십년 넘게 행방을 감춘 동안
사이암▶부인과 함께 실종된 딸을 찾는다고 찾고 있었는데,
사이암▶같이 자라고 있던 예쁘고 야심만만한 성격인 하녀의 딸이
사이암▶그 사실을 먼저 알아내고 지가 낼름 백작가에 들어가서
사이암▶발각되면 끝장이라는 공포에 떨면서
사이암▶진짜 딸을 자기 하녀로 두고 계속 감시를 하거든요
사이암▶소유욕을 불태우기도 하고...(백합)
사이암▶진짜 백작부인이 기억상실인 채로 나타나자
사이암▶저 여자 가짜라고 온갖 방해공작 꾸미고
사이암▶하여간 되게 처절해요
절세마녀▶푸하하

사이암▶백작과 백작부인이 둘 다 인품이 너그러운 사람들이라
사이암▶이 가짜 딸도 이 둘을 친부모처럼 따르고 좋아하는데도
사이암▶너무 공포에 시달리다보니
사이암▶나중에 진짜 딸이 밝혀지려는 위기상황에
절세마녀▶오호오
사이암▶결국 자기 손으로 성에 불을 질러서
사이암▶부모를 태워죽여요
사이암▶그런데 우리나라판 번역본은
절세마녀▶후덜덜
사이암▶우연히 불이 난 걸로 교묘히 처리*-_-*

사이암▶그리고
절세마녀▶...
사이암▶마지막 순간에 진짜 딸 마리사는 자기가 진짜라는 걸 알게 되고
사이암▶가짜 딸 이사도라는 불바다가 된 성에서 실종이 되거든요
사이암▶번역본은 이 장면에서
사이암▶그후로 십년 뒤로 넘어가서
사이암▶아까 말한 그
사이암▶필살 "한 페이지에 일러스트 넣고 나레이션으로 대체하기" 수법으로
사이암▶설명하기를
사이암▶진짜 백작 딸은 여전히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면서도 부모를 잃은 허전함을 달래지 못하다가
사이암▶종군간호사로 전장에 나갔다가 병사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딸 마리아를 낳았지만 결국 남편은 곧 죽었도다
절세마녀▶....
절세마녀▶종군 간호사..
사이암▶라고 대충 지난 스토리 설명으로 때우고 넘어가요

그러니까 또 이런 장면...

사이암▶하여간 마리아를 안고 성으로 돌아와서 시름을 달래며 살던 어느날
사이암▶이사도라(가짜 딸)가 어린 여자아이를 안고 눈앞에 나타났다!
사이암▶이사도라의 설명으로는
사이암▶그 화재에서 자기를
사이암▶최면술사인 누구(전에 잠시 등장했던 인물)가 구해줬는데
사이암▶최면술로 자기 기억을 지우고 아내로 맞아서
절세마녀▶.......
절세마녀▶뭣..
사이암▶아이까지 낳았는데, 최면술사가 죽고 이제 기억을 찾아서 왔다
사이암▶그런 나레이션 설명 2 페이지로 때우고
사이암▶곧바로
사이암▶십년 후로 넘어가서
사이암▶두 딸들을 키우며 같이 사는
사이암▶마리사와 이사도라가 나와요
절세마녀▶....
사이암▶그래서 전 어린 마음에
사이암▶작가가 그리기 싫었군 ㄱ-
사이암▶작가가 게을러서 중간 스토리를 대충 처리한 거야
사이암▶라고 생각했는데
사이암▶....
절세마녀▶는데?

사이암▶90년대 중반에
사이암▶완역본이 나왔거든요?
사이암▶이미 갖고 있으니까 서점에서 서서 봤는데
사이암▶... 중간 부분이 멀쩡히 있는 거예요
사이암▶다는 안 보고 스륵스륵 훑어본 결과
사이암▶결과
사이암▶결과...
절세마녀▶결과..
사이암▶이사도라는
사이암▶그 최면술사에게 강간 당해서 임신한 거고
절세마녀▶호곡
사이암▶그래서 그 최면술사를 자기 손으로 직접 죽여요
사이암▶ㅇ>-<
사이암▶그리고 딸을 안고 도망친 거심
사이암▶아, 처절했다 ㄱ-
절세마녀▶ㅠㅜ
사이암▶그걸 어떻게든 무마하려고 버둥거린 번역자님의 노고에 건배
사이암▶.... 따위 할 것 같냐!!!!!!!!!!!!!!!!!!!!!!!!!!!
절세마녀▶그러게요
절세마녀▶어쩌자고..
절세마녀▶OTL


-- 80년대에는 역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많았죠. 권법소년 한주먹이 한국만화라고 굳게 믿고 있다 뒷통수 맞은 사건이라던가, 해적판으로 나온 북두신권의 주인공 켄시로는 라이거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거나, 그렇게 따지면 시티 헌터의 캐릭터들은 지금도 여전히 우수한 & 사우리가 익숙하다던가. 파름문고라고 기억하시나요? 전 정말로 유리가면이라던가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유럽과 미국 굴지의 여류작가들이 쓴 쟁쟁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만화라고 깜빡 속았더랬죠. ㄱ- 즉, 파름문고는 당시 인기 있던 일본 순정 만화의 스토리와 대사를 뽑아다 술술 소설로 만든 후에, 마치 원작이 소설이었던 양 당시 일본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던 여고생들에게 시침 뚝 떼고 내놓았던 괴작 시리즈였던 겁니다. 하지만 고백하자면 전 이 파름문고의 엄청난 팬이었습니다.(...) 사실 이 시리즈들이 전부 일본 순정 만화가 원작이며, 타이틀로 내건 작가들이 전부 뻥이라는 걸 알아차린 건 대학 들어와서였는데 그때 쇼크가 얼마나 심했던지 잊혀지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내 청춘을 훔쳐간 이런 것들 ㅇ>-<


그도 그럴 것이, 파름문고에서 얼마나 작가 프로필을 그럴싸하게 꾸며냈던지. 어지간한 할리퀸 로맨스 작가들(물론 실존인물들) 프로필보다 더 제법이었다니까요. <베르사이유의 장미> 저자라는 <마리 스테판바이트>의 프로필을 볼까요.1898년 출생, 1957년 사망. 네덜란드 인인 아버지와 프랑스 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읍니다. 1917년 명문 파리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했지만 이미 재학 시절부터 잡지에 응모하여 소설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던 그녀는 교사가 되지 않고 소설을 쓰기로 했읍니다. 마리는 주로 단편소설을 썼는데, 이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그녀가 남긴 단 2편의 장편 중의 하나입니다. 이 소설은 제 2차 세계대전 전인 1935년부터 쓰기 시작해서 전쟁 후인 1951년에 완성되었다고 하니 가히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만합니다.

... 당신 누구야! 아마 전기작가로도 유명했던 스테판 츠바이크의 이름을 빌려 그럴듯하게 만든 가공인물인 것 같은데, 당신 너무 대단해 보여! <스완>의 해적판 소설인 <춤추는 하얀새>의 저자라는 존 F 브라운의 프로필은 더 가관입니다. 영국 웸블턴에서 무용수를 부모로 1937년에 태어난 작가는 어려서 발레 학교에 입학, 아버지의 엄격한 지도를 받으며 톱 발레리너가 되었으나(웸블턴이 어디이며 발레리너는 뭐하는 사람인지는 일단 접어둡시다) 불행하게도 관절의 부상으로 발레를 포기, 소설가로서 전향했다. 전직이 발레리너였던 때문인지 작가의 작품 거의가 발레를 소재로 쓰고 있다. 현재 런던에 거주하며 부인은 국민학교 교사. 자녀는 없다.

... 대체 뭐지, 이 손에 잡힐 듯한 리얼함은! 그에 비해 <유리가면>과 <나일강의 소녀>의 저자 소개는 제법 단촐하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스케일이 너무 커. 유리가면의 저자 <넬 베르디> 프로필. 프랑스 쥬니어의 우상인 넬 베르디는 쥬니어 소설의 대가이다. 유리가면은 그의 대표작으로 만화화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프랑스에서 출생한 작자는 현재 스웨덴에서 살고 있다.

음... 소설이 먼저고 만화화가 후에 이루어졌다고 우기는 이 뻔뻔함이라니. 너무 대단해. <나일강의 소녀> 저자는 에드워드 케이트라고 어쩐지 급조한 가명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름이로군요. 영국 교외에 거주하며 50 여년 간 이집트사에 얽힌 소설을 써온 작자의 대표작은 <나일강의 소녀> 외에 <왕중왕 파라오> 등 다수가 있다. 작자는 소설의 소재를 얻기 위해 이집트 유적지 답사를 십수 년 간 계속하였다.

스케일이 커! 너무 크다고! 이 정도면 꿈많은 여고생들은 모두 홀딱 넘어가고 만다고! 심지어는 순진했던 여학생 동지 중 누군가는 출판사에 전화까지 해서 책을 너무 감동 깊게 봤으니 저자의 다른 책도 번역해 달라거나 팬레터를 보낼 주소를 알려달라고 한 녀석도 있었다고!

하지만 이 정도는 귀엽죠. 적어도 내용 왜곡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ㅇ>-< 파름문고의 미덕은 원작인 만화에 충실하게 스토리를 옮겼다는 점인데, 가끔씩은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스토리 왜곡이 벌어지곤 합니다. <올훼스의 창>은 3권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서 유리우스가 자그마치 유스포프 대위의 애를 임신합니다.(...) 전 이쪽을 먼저 접하고 원작 만화를 봐서 그나마 쇼크가 덜했는데, 만화를 먼저 보신 분들은 이 스토리를 듣고는 입에 거품을 물고 뻐끔뻐끔하시더라고요.

제일 유명한 원작 왜곡이라면 역시 유리가면일 겁니다. 스완이나 유리가면처럼 무대가 일본일 경우, 일단 일차적으로 주인공의 이름과 국적이 변합니다. 그것도 몹시 그럴 듯하게요. 스완의 여주인공인 마스미 같은 경우, 메어리 필립스라는 이름의 영국 글래스고우읍 페이즐리면 출신 소녀로 둔갑을 하고, 선생님은 조지 브라운, 라이벌이었던 언니는 마아가렛 브라운, 첫사랑 오라버니는 마이켈 필립스로 덩달아 창씨개명을 당하죠. (편집 마감이 급했는지 여기저기서 캐릭터 이름이 겹치는 안습 사태가 일어난 건 눈감아 줍시다.)

유리가면도 마찬가지라, 이 스토리는 통 크게도 프랑스로 무대가 바뀌어 있습니다. 주인공 기다지마 마야는 자그마치 마야 보와이에... ㅇ>-< 아유미는 죠안 리프망, 츠기가케 선생은 사라 사라진느, 민용식(...) 사장님은 샤를르 끄레망. 너무 훌륭해서 할 말이 없습죠, 네. 대체 어디서 이런 네이밍 센스는 가져온 걸까. 저 파름문고 직원분들은 전부 대인배가 틀림없어요. 대인배도 보통 대인배냐.

연재 3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엔딩이 안 난 이 불후의 연중작 유리가면의 엔딩을 냈던 겁니다! 그것도 너무 깔쌈하고 딴지걸기 힘들 정도로 앗쌀한 방법으로요. 자그마치 마야와 민용식 사장이 약혼을 발표하자, 열받은 츠기가케 선생이 홍천녀 상연권을 아유미에게 넘깁니다. 민용식 사장은 마야를 위해 굳은 결심을 하죠. 결국 양아버지인 하야미 사장으로부터 계승권 포기를 한 후, 츠기가케 선생 앞에 자신이 홍천녀 원작자인 이치렌의 친아들이라고 나서서 상연권을 되찾아오는 그런 해피 엔딩. 아, 뭐랄까. 너무 군더더기도 없는 데다 앞뒤가 잘 들어맞아서 도저히 태클을 걸래야 걸 수가 없구만요. 그런고로 아직까지도 유리가면 엔딩을 이 버전으로 알고 계신 분도 꽤 될 겁니다. 누군지 몰라도 굿 쟙이었어. ㄱ-

그밖에 제가 알고 있는 최대의 원작 왜곡 사태는 캔디에서 주로 있었죠. 인기가 인기다보니 온갖 버전의 해적판 바리에이션이 나돌아다니는데, 가장 희극이자 비극이었던 건 말이죠, 안소니가 살아있다는 버전이었어요. 안소니가 낙마한 후 머리에 부상을 입고 기억상실이 됐는데, 이라이자가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서 백치가 된 안소니와 결혼을 한다나. -ㅂ- 아, 네, 그러세요. 그것 말고도 실은 안소니와 캔디가 친남매였다는 하늘이시여 버전이 있었고요. 남매끼리 얽힌 스토리는 캔디캔디의 작화가인 이가라시 유미코가 그린 다른 작품 <레이디 죠지>에 나오니까 아마 이 둘을 혼동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떠도는 캔디 괴담 말고, 제가 직접 목격한 <활자화 된> 가장 무서운 왜곡이 있었어요. 그 책을 갖고 있었어야 했는데 이사오면서 훌렁 버리는 바람에 출판사도 연대도 잘 기억이 안 나는 게 유감입니다. 캔디의 스토리 작가가 캔디를 공식소설화한 2권 짜리 책이 있는데요. (후반부는 캔디가 주변 인물들에게 보낸 편지 형식으로, 만화 버전 이후의 스토리도 토막토막 다루고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죠.) 그 2권으로 끝났으면 좋았을걸, 번역자였던 심상곤 씨가 <캔디, 그 후의 이야기>라고 창작으로 날조를 했던 겁니다. ㅇ>-< 이 심상곤 씨는 파름문고에서도 그 수수께끼의 역자로 많이 등장을 하셔서 이름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네요.

이 캔디 후속편의 제목은 도발적입니다. <미세스 캔디>. ㅇ>-< 안소니는 죽고 스테아도 죽고 아치는 애니랑 잘 되고 테리우스는 수잔나에게 덥석 물리고, 실의에 빠진 나머지 자그마치 캔디가 알버트 아저씨랑 약혼을 하는 스토리였죠. 이리저리 주말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상황이 잔뜩 펼쳐진 후, 좀 참신하게 끝나면 좋았을 텐데 김 빠지게도 수잔나가 어머니랑 같이 수녀원에 들어가면서 게임을 gg 칩니다. 그리고 테리가 자유의 몸이 됐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린 캔디가 몸부림치나 이미 결혼식 당일. 알버트 씨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고 결혼하기 싫다고 버둥거리는 캔디를 끌고 식장에 들어가니 거기 서 있던 신랑은 테리우스. 그리고 자상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축복의 미소를 머금고 있던 알버트 씨.

.................... 라는 아스트랄한 스토리였습니다. 네, 한번 읽고 다시는 꺼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저 심란한 스토리는 잊히지도 않는군요. OTL

하여간 80년대는 철통같이 일본문화에 폐쇄적인 사회였고, 그 때문에 여러 웃지 못할 촌극들이 많이 벌어졌죠. 지금처럼 자신이 보고 있는 작품에 대해 여러가지 정보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여건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게 된 건 의외로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가끔은 <이런 시절도 있었다>라고 돌이켜보면 더 재미있지 않겠어요? :-)

by 사이암 | 2007/03/02 18:02 | 멋대로 떠들기! | 트랙백(4) | 덧글(31)

트랙백 주소 : http://psyam.egloos.com/tb/302791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미르기닷컴] 外傳 at 2007/03/02 18:26

제목 : 보유하고 있는 계림문고와 파름문고.
저는 오래 전부터 '문고'나 '총서'를 모으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래서 「클로버문고」나 「요요코믹스」도 꽤 갖고 있습니다만, 만화가 아닌 서적은 지금껏 남겨둔 것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계림문고」와 「파름문고」는, 특히 「파름문고」 쪽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소설도 많고 하여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파름문고」의 소설들은 상당수가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가상의 작가를 내세워 멋대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more

Tracked from 遊離細工, 雜記. at 2007/03/02 19:04

제목 : 아랑훼스의 진실은?
내 청춘의 올훼스의 창 (사이암님 댁에서 트랙백합니다. 아니 트랙백 안 할수가 없었어요 orz) 일단 문자 텍스트에 신빙성 20%를 무조건 얹어주던 편견을 안고 살았던 어느 여중생은 저 문제의 <올훼스의 창>을 파름문고 버전이 본판이겠거니 약 2년 넘게 굳게굳게 믿었더랬다. 왜냐면 당시 근처 만화대본소(무려 만화대본소 시절이었던거시돠.....)에는 올훼스의 창 후반부를 갖다놓지 않은 고로 내눈으로 코믹스 전개 내용을 ......more

Tracked from [미르기닷컴] 外傳 at 2007/03/03 17:22

제목 : 『캔디 캔디』 소설의 여러 가지 버전.
이쪽은 몇 년 전에 다시 복간된 미즈키 쿄코(=나기타 케이코)의 소설입니다. 저작권 관련 소송 때문에 단행본 안에는 일러스트가 전혀 없이 그냥 문장만으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아무튼 저도 5, 6년 전쯤부터 관련글을 여기저기에서 써왔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기억하는 듯 하여 다시 한 번 포스트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이와 관련된 다른 내용은 아래 글들을 참조해주십시오. ■관련문서:『브라이트 고교의 2학년 3반 아이들』. (2001.0......more

Tracked from The Tale of .. at 2008/12/10 10:52

제목 : 만화방 소녀
내 청춘의 올훼스의 창아, 이분의 글을 읽고 정말 배꼽 빠지게 웃었다.만화책, 그 왜곡된 번역의 역사라니..올훼스의 창도 열심히는 봤는데 이제는 너무 오래전이라 내용이 잘 기억은 안난다. 하지만 무려 핀란드의 독립투사였다니 지금 생각해도 기가찬다 ㅋㅋ누구못지 않은 90년대 만화키드였던 나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이미 만화방을 드나들기 시작하여 3학년때는용돈으로 만화방 하루티켓을 사서 온종일 만화방에서 죽치고 살았었다. 가게 언니와도 친해서, 눈......more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7/03/02 18:14
미, 미, 미, 미치겠어요 ㅠㅜㅠㅜㅠㅜ 저 작가 프로필 하며 캔디는 대체 스토리가 어떻게 된 거에요 ㅠㅜㅠㅜ 게다가 저 넬베르디 원작 유리가면은 저도 읽고 유리 가면 엔딩이 저거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어서 말입니다 ㅠㅜㅠㅜ(그나저나 이 많은 해적판은 언제 다 읽으신 거에욧)
Commented by 알테마 at 2007/03/02 18:21
저 유리가면 저에게 2권까지 있습니다. 뒷 권 그런 내용이었군요, 보고 싶어라ㅜㅜ 헌책장에서 보고 '이게 왠 일이야!' 싶어 냉큼 구입했는데, 뒷 권을 구할 방도가 없어서 괴로워(...)하고 있었어요. 이름 너무 근사하게 바꾸지 않았습니까. 저는 마야 보와이에라는 작명에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그 당시 해적판들 이름 바꾼 거 보고 있으면 뒤집어지게 웃긴 것도 있지만 나름 근사한 이름들도 있어서 감탄하는 경우가 종종(웃음).
그러고보니 올훼스의 창 소설은 무려 학교 도서관에 꽂혀있는 것을 목격. 그냥 감탄하고 지나갔는데 거기에도 '아, 나의 조국 핀란드를 구해야해!!!'라고 불타는 독립투사가 나오는지 확인해 볼 것을.
Commented by aida at 2007/03/02 18:41
ㅠㅠㅠㅠㅠㅠㅠ ..아니이런 무서운콜렉션들이..이게 다 시대가 할퀸 가슴아픈 흔적들이로군요. 후덜덜...근데 너무 웃긴다는 ㅠㅠㅠㅠ 저 마리스테판어쩌구님의 베르사이유버전 저도봤어요! 다행히 원작버전을 본 후에 발견해서 "이뭐잉사기치고있써!!"하고 촛힝은 흥분했었습니다. 으하하 활자화된 저 캔디책 저도 샀었었는데(...) 옛날에 보곤 잊어버려서 마냥 원작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했었던 제 어린날 청춘의 사파이어가 지금 뽀각하고 금이 갔어요. ㅇ<-< 권법소년의 라이벌인 갖은시리즈로 나왔던 용소야도 있어요! 으하하하 돌이켜보니까 정말 나름 추억이되네요. ㅠㅠㅠㅠ
Commented by 아셀 at 2007/03/02 18:55
굉장한 시대였군요. ;ㅁ; 저도 어린 시절에 어머니 손잡혀 거의 매일 끌려간 시립도서관에서 저런 책들을 본 거 같아요. 국민학교도 들어가기 전이라 그동안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보니 조금씩 기억나네요 ^^;

그러고보니 권법소년 한주먹이니 용소야&용호야&쿵후보이니 드라곤의 비밀(....) 같은 것들이 500원짜리 주머니에 들어가는 문고판으로 나왔던 것도 기억나네요. 저작권이고 뭐고 없던 멋진 시절 'ㅁ'b
Commented by 리린 at 2007/03/02 19:03
미세스 캔디였군요. 저는 최근까지도 저 얘기가 원작결말이란 루머를 철떡같이 믿고있었습니다. 그것도 알버트 아저씨와 결국 잘 먹고 잘 살았더래 버전으로.........;;;
지금이라도 포스팅을 통해 사실을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감사드려요 ^^;;;
Commented by 지오 at 2007/03/02 19:20
유리가면 완결...!!!!!! 와 이 사람들 진짜 엄청난 위업을 이룩해낸 대인배네요. 네이밍 센스도 완전 작렬ㅠㅠ 사장님은 무려 왕자님 전매특허 이름이라는 샤를르인겁니까. 아놔 이거 정말 읽어보고 싶어요...orz 캔디캔디는 공식소설 두 권만 딱 접해보고 끝이었던지라 저런 앗스트랄하게 왜곡된 결말이 있는줄도 몰랐어요ㅠㅠ 이쯤 되면 이미 해적판끼리의 창의력 싸움이군요...ㅇ<-<
Commented by 에이엔_오즈 at 2007/03/02 19:23
그 소설 저는 지경사C시리즈 3권짜리로 봤던것같은데요... 2권까지가 소설, 3권이 편지. 그때 원작을 못본 상태라(애니메이션 한두화정도 본 수준) 이게 뭔소린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OTL
Commented by 키즈 아모크 at 2007/03/02 20:03
여러의미로 죽을 것 같습니다- 살려주세요 푸하하하하 OTL / 갑자기 나일강의 소녀 등 온갖 제목과 온갖 버전으로 봤던 그놈(!)이 떠오르는 저 ;ㅂ; 갸 엔딩 어떻게 났는지, 아직도 안 났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ㅂ;ㅂ;
Commented by 살아가자 at 2007/03/02 20:28
파름문고 <맨발의 청춘>을 제가 얼마나 좋아했던지요... 저자가 바바라 스턴이었는데 초등학교 때 이거랑 똑같은 내용의 애니메이션이 TV에서 나오길래 힉껍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유명한 <에이스를 노려라>.... 그중에는 <테라비시아로 가는 다리>라는 성장물도 있어서 제 가슴에 스크래치를 냈는데 이번에 영화 개봉하더군요. 그런데 판의 미로 때도 그러더니 이 홍보사가 또 낚시질하고 있어요. 그건 판타지영화가 아니란 말야!!!
사이암님만큼 정통으로 겪은 건 아니더라도 저 역시 끝물을 탔던지라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군요 ;ㅠ; 제가 갖고 있었던 파름문고는 <맨발의 청춘> 외에도 <롯테 롯테> <춤추는 하얀새> 등이 있었습니다. 다 일본만화 훼이크... orz
Commented by 슈르 at 2007/03/02 21:31
아아 저 파름문고 기억합니다..ㅠㅠ
그리고 보니 유리가면은 다른 판본도 있었던 것 같아요. 초록색 표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쪽도 너무 깔끔하게 완결이 나 있어서 꽤 오랫동안 '완결된 유리가면이 있다!'는 제 기억이 잘못된 건지 한동안 의심했었지요.....ㅠㅠ
Commented by 희나래 at 2007/03/02 21:41
으악 유리의성 보고싶어요. 진짜 재밌게 봤었는데 o<-<
Commented by 풍혼마녀 at 2007/03/02 22:07
그러고보니 저 어렸을 때[?] 유리가면이랑 남녀공학[이였던가 ㅇㅅㅇ] 이라는 그림체도 비슷해보였던 두 만화책이 정말 재밌었는데요'ㅂ'[아마 인기도 꽤 있었을 듯 ㅇㅅㅇ] 어느 출판사인지 둘 다 소설책으로 내놨더라구요. 어린 마음에 소설이 원작이겠지 했던 저[......] 사실 남녀공학[?]인가 그거는 아직도 어느 쪽이 원작인지 모르구요 ㅇㅅㅇ... 내용도 이젠 잘 기억 안 나네요'ㅂ'; 하도 어렸을적이라'ㅂ'
Commented by 플루토 at 2007/03/02 23:18
미세스 캔디... 기억납니다 ;ㅁ; 아아 진짜 모든 것이 청춘의 한조각이군요! ;ㅁ;
Commented by 유 리 at 2007/03/03 04:57
안녕하세요. 리린 님 댁에서 건너왔습니다. 포스팅 보고 완전 뒤집어졌습니다. 포스팅을 보니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저도 유리가면을 소설로 먼저 읽어서 해적판 만화책을 봤을 땐 "뭐야, 프랑스 소설을 한국에서 만화화한건가"라고 생각했어요! ㅠㅠ;;; (왜 "한국에서 만화화"라고 생각했냐면..., 기모노는 필사적으로 수정해서 이상한 소복(...)으로 만들어놓고 창씨개명 해놓은 걸 보고..., 다른 건 다 괜찮은데 그 미칠듯이 성의없이 수정한 티가 나는 소복은 좀 ㅠㅠ;;;)
안젤리크도 있었군요. 1권 밖에 없어서 그 후의 이야기는 못 읽었지만 너무너무 재밌어서 1권만 읽고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안젤리크의 원작 제목은 뭘까요?;
Commented by 쥴이 at 2007/03/03 10:06
라이거라던가 한주먹이라던가.. 참으로 그립습니다. 그때는 아직 어린 나이었던지라 일주일에 한번씩 아파트 단지로 찾아오던 대여점의 초기 버전 이었던 이동도서관(?작은 트럭 뒤에 만화책, 추리소설등을 진열해서 아이들의 코묻은 용돈을 앗아가곤 했지요;;)을 자주 애용하곤 했습니다.....
Commented by Karma at 2007/03/03 14:47
사이암님 그 유리의성 이라는 책 혹시 그그 막 자매 둘 나오고 여자애 한명(언니쪽) 이름이 이사도라고 아마 동생쪽 이름이 마리아 였나? 하고 막 그런 애들 나오는 유리의 성을 둘러싼 음모(?)가 넘치는 내용이 아닌가욪미;ㄹ애ㅔㅓ?!?!?! 저 초등하교 5학년때쯤 그 책을 못것 같은데 아직도 찾질 못해서;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혹시나해서 질문드려요;ㅁ;ㅁ;ㅁ;!!
Commented by 보바 at 2007/03/03 14:57
.아. 저도 학급문고에서 <나일강의 소녀> 를 읽은 뒤 <람세스>를 접하고선 '와, 그 소설에 삽화 그린 사람이 아예 만화로 그렸나봐!' 하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후. -┏ 푹 빠져서 보았었지요.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7/03/03 18:38
마녀님/ 고딩 때 유일한 오락거리가 저걸 친구들끼리 돌려 읽는 거였는걸요, 뭘. 그나저나 저 버전 유리가면이 참 많은 폐해를 끼쳤군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저게 진엔딩이라고 알고 있어요. ㅇ>-<
알테마님/ 전 1~3권 전부 다 있었는데 이사하다가 보니 2, 3 권만 있더라고요. 언제 3권 빌려드릴게요. 이름이나 짜가 같았으면 의심이나 했지 너무 작명 센스가 근사했어요, 저건.

아이당님/ 용소야는 제 청춘의 한 페이지! -///- 어서어서 청춘의 푸른 사파이어를 도로 붙이세요! 그나저나 안 속으셨다니 대단하세요. 전 원작 볼 때까지 마냥 속고만 있었어요. 크흑.
아셀님/ 그 500원 짜리 불법 해적판들, 전 지금도 모아두고 있습니다. 자그마치 <람마 1/2>라는 제목이었어요. 정식판이 나왔을 때 전 왜 람마가 아니라 란마냐고 번역자 센스 꽝이라고 화냈던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예전보다 좀 나아져서 다행이긴 한데 사실 아직도 멀었죠. :-)

리린님/ 의외로 많이들 그렇게 알고 계시더라고요. 그리고 사실 원작 결말이 너무 두리뭉실하게 끝내서, 캔디는 과연 알버트 아저씨랑 맺어진 거냐 아니냐! 라고 소녀들을 분노하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트랙백 감사합니다. :D
지오님/ 해적판끼리의 창의력 싸움! ㅠㅠㅠㅠㅠㅠ 그 말씀 딱이네요. 샤를르 왕자님도 너무나 보라색 장미의 왕자님 스러워서 어른이 되고 읽어보니 풉했고요. 유리가면 엔딩의 업적은 당분간 누구도 깨지 못할 전설이 될 거예요. 그러니 제발 작가님 엔딩 좀. ㅇ>-<

에이엔_오즈 님/ 저도 처음에는 원작을 모르고 그 책만 읽고는 좌절했지요. 제가 중학생 되니까 그때서야 처음으로 캔디캔디 정식판이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 책도 집안 어딘가에 있을 텐데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명작은 명작입니다!
키즈님/ ... 나일 강의 소녀를 보시다니 용자! 전 집중이 안 되서 그 만화는 몇 권을 넘어가면 더 못 보겠더라고요. 그걸 끝까지 보신 모님 표현으로는 <죽어라고 캐롤(...원래 이름이 뭐였죠)이 잡혀가고 찾으러 가고 잡혀가고 찾으러 가고 잡혀가고 찾으러 가고>의 무한 루프라고 합니다. ㅇ>-<

살자님/ 에이스를 노려라... 였군요 그 책이. ㅇ>-< 맨발의 청춘은 제가 못 읽어봐서 저건 뭐가 원작일까 하고 늘 궁금했더랬죠. 테라비시아도 늘 읽어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 읽고. 근데 영화로 개봉합니까? 그거 처절한 스토리라고 알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들이야!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7/03/03 18:48
슈르님/ 와, 역시 모두가 유리가면의 엔딩을 향해 이글거리는 집념을 품고 있었던 거예요. 오죽하면 그렇게 해적판들이 대신 엔딩을 내 줬을까. 전 지금도 아유미가 시력을 잃는 버전이 정통판인지 해적판인지 가물가물 헷갈려요. orz
희나래님/ 다음에 뵐 때 가져갈게요. 전 왜 90년대 중반에 나왔던 리얼 완전판을 사지 않았는지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어요. 정말로 좋아하는 만화인데!

풍혼마녀님/ 저도 기억나요. 그 남녀공학이 미키란 괄괄한 여자애가 나오는 스토리였죠? 그것도 원작만화가 잠깐 나왔던 적이 있어요. 굉장히 재미있게 봤는데 지금은 제목도 생각이 안 나네요. 분명히 유명한 작품이었는데요. ㅇ>-<
플루토님/ 플루토님도 보셨습니까, 그 괴작을? 그런 것들이 원작에 대한 기억을 조작하다니, 진짜 격동하는 청춘의 한 시절이었어요.

유 리님/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 :-) 저도 처음 봤던 버전 유리가면이 그 이상한 소복 같은 한복으로 필사적으로 고친 버전이었습니다. 그 폭이 좁은 기모노를 넓은 한복 품으로 고쳐 그리느라 얼마나 편집부에서 애썼을지 생각하면 눈에 땀이 차오르고요. 심지어는 캔디의 한국판 실사 영화가 있었답니다. 캔디는 노란 가발을 쓰고 남은 애들은 한국 이름으로 바꿔서 이라이자가 일자였다던가 그런 풍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안젤리크는 신기하게도 프랑스 소설이 원작 맞을 겁니다. 90년대 중반에 여울 출판사에서 안젤리크 전권을 번역해서 내 줬던 적이 있어요.
쥴이님/ 맞아요, 그 이동도서 트럭! 어린 마음에 얼마나 기다렸던지. 특히 만화들은 마르고 닳도록 보고도 부족해서 용돈 모아서 한주먹이나 용소야를 한권씩 사 모으고 했어요. >_<

Karma 님/ 맞아요. 이사도라와 마리사가 나와서 정말 애증극의 진국을 보여주죠. 유리의 성은 실제로 나오지는 않고, 그렇게 그들을 피튀기게 만든 부와 권력을 비유한 표현이었고요.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인데 의외로 알고 계신 분들이 적더군요. ㅇ>-<
보바님/ ... 삽화 그린 사람이 만화도 그렸나봐, 라니 이 안습. ㅇ>-< 저 파름문고가 참으로 교묘한게, 원작만화 컷도 잘도 짜집기해서 넣었다 이 말이죠. 그림이 예뻐서 모으는 애들도 꽤 있었어요.
Commented by 엘에스디 at 2007/03/04 03:18
다른 건 잘 모르겠고 '유리의 성'은 혹시 '백작의 딸'이라는 만화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본지 좀 오래되서 내용이 거의 기억이 안 나긴 하지만 어째 사이암님께서 말씀하신 것 같은 내용인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꽤나 재밌게 봤던 기억은 있는데.. (내용이 전혀....;;;;)
그나저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재밌는 것들이 많았었군요.. 나는 왜 몰랐을까...;ㅠ;);;
Commented by 키즈 아모크 at 2007/03/04 11:26
전 앗시리아에 잡혀가고(?) 히타이트 왕자가 여전히 껄떡거리는 가운데 그 파라오의 애를 임신하고(!) 첩들였다고 질투끝에(?) 나일강에 몸을 던져 현대로 떠내려와서 왠 아랍 거부 아들놈이랑 결혼하게 된 시점까지만 봤습니다. .......오기가 생겨서 더 봐야 될 것 같긴 한데 어디 뭔가 있어야 더 보죠 OTL
Commented by 루프 at 2007/03/04 16:17
으와. 안녕하세요 사이암님. 포스트와 관계없지만 츄츄 트윈지 입금하고 하루라도 빨리 받고 싶은 마음에 덧글 남깁니다. u////u 통판게시판에 글 남겼어요. 실례했습니다.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7/03/04 21:44
엘에스디님/ 그게 백작의 딸하고 스토리만 들으면 비스무레한데 노선이 다른 작품인가봐요. 저도 유리의 성 스토리만 들려드리니 다른 분이 백작의 딸하고 헷갈리시더라고요. 일본 순정만화 고전 중에는 걸작이 많죠!

키즈님/ ............. 그렇게나 많이 보시다니 키즈님 용자. 그 주인공 아가씨 뭐 페로몬이라도 뿌리고 다닌답니까? 그게 뭐래. ㅇ>-<

루프님/ 네, 안녕하세요! 입금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이나 모레 바로 책 부쳐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츄츄의 매력을 알아주시니 너무 반갑습니다. -///-
Commented by calli at 2007/03/04 22:48
저랑은 세대가 틀려서 저걸 하나도 못 읽었습니다만... 폴란드도 아니고 핀란드라는 데는 쓰러지지 않을 수가 없군요. ;ㅅ; 핀란드가 1905년쯤에는 러시아로부터 자치권을 얻어냈던가... 기억이 아물아물하지만 하다 못해 폴란드라고만 했어도 퀴리 부인 위인전을 읽었나 보다 했을 텐데요. (틀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7/03/05 09:13
그 나일강의 소녀는 제가 마지막까지 봤을 때 현대로 오니 기억상실증이 발발해 아랍인 거부와 약혼 상태에서 또 타임워프해서는 멤피스랑 며칠 러브러브하는 듯 하더니 미케네의 미노스 왕이 아프다고 부르니까 쭐래쭐래 쫓아갔다가 미노타우르스랑 미노스왕의 애증의 삼각관계에 끼어서 엎치락 뒤치락한 뒤 또 뜬금 없이 히타이트 이즈미르 왕자한테 납치당하고 그걸 마누라 찾아 배띄운 멤피스가 쫓아가든가 어떻든가 하는데 까지 였어요. 그 뒤에도 계속 그 스타일로 나갈 모양...- r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7/03/05 17:35
calli 님/ 마이너한 핀란드를 생각해낸 역자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ㅇ>-< 사실 저도 '마리아 스클로도프스카'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 지금도 퀴리부인 하면 러시아에게 점령당한 폴란드가 떠오른다니까요.

마녀님/ .............. 그거 요약하기도 참 숨가쁜 스토리구만요. 꿀이라도 발랐남. 왜 다들 걔를 납치 못 해서 안달이래요. 귀찮지도 않나. ㅇ>-<
Commented by 기령 at 2007/03/06 21:09
읽다가 웃겨서 쓰러질뻔했어요 ;ㅁ;
(그런데 그걸 다 정리하신 사이암님도 너무 대단하세요 'ㅁ'b)
유리의 성은 전 지금까지도 저런 내용으로 알고 있었어요. 진짜 재밌게 봤었는데....심지어 저 푸름 문고는 무려 학교 도서관에서 봤다구요 @.@; 오.. 이 배신감!!!!
제가 어릴때 지방의 불모지(?)에 살아서 만화책이 없는 동네(!!)에 살았는데요, 처음으로 그 동네에 들어온 만화책의 일부가 바로 '나일강의 소녀'와 '베르사이유의 장미'였답니다. (물론 해적판~) 친구는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모으고 저는 나일강의 소녀를 모았는데 그때 베르사이유의 장미도 원작이 저 스테판바이쯔(무려 표기도 이렇게 되었었던 기억이;;)로 나와있었어요. (저 때는 두 작품 다 우리나라 작가가 그린줄 알았던 순진한 시절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려요.)

이거 참 웃기긴한데 눈물이 흐르는 이 상황은 뭘까요 ㅠㅠ
저걸 만들어낸 사람들도 참..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어쩔지..
Commented by 스페이스퀸 at 2007/03/07 17:29
으하하하하하하하 어쩐지 배경은 프랑스인데 우동 배달하는 장면이 나와서 이상타 했..........ㅠㅠ 꿈많은 중딩이었던 저는 깜빡 속아넘어갔군요! 그랬던 거군요!!!!!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7/03/07 17:36
기령님/ 맞아요, 당시에는 만화가 정식으로 못 들어오니 파름문고가 거의 소녀들의 바이블이었는데 말입니다. 왜곡도 저런 왜곡이 없죠. 저도 만화는 우리나라 작가가 그린 줄 알고 있었어요. 나중에 알고나서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던지. 나름대로 파름문고 편집부도 머리 쥐어짜며 힘들었을 거라 봅니다. ㅇ>-<

스페이스퀸님/ 그 우동배달 장면 정말 깼죠. 혹시 프랑스 차이나 타운이 배경인가! 하고 어린 마음에 혼란스러웠고. 늦게나마 진실을 알고나니 이제 웃을 수 있습니다. :D
Commented by 아라크노아 at 2007/04/12 20:05
...미세스캔디는 어딘가에 HWP파일이 돌아다니더군요.
지금 읽어보면 그 엄청난 문체에 놀라실지도.. 원하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7/04/13 04:51
아니, 그때도 이미 엄청난 문체에 쓰러진 바 있습니다. 역시 그 임팩트가 너무 커서 감명 받은(!!) 분들이 많은 모양이군요. HWP 파일이라니. ㅇ>-<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