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3월 30일
왜 마비노기를 사랑하는가(1)
모종 님 - 친절한 유저씨, 원인분석
세이트 님 - 나오 마리오타 프라데이리
세이트 님 - 마비노기 나오 서포트 리뉴얼
연극제 감상(1) - 연극제 <웰컴 투 에린> 감상기(1)
연극제 감상(2) - 연극제 <웰컴 투 에린> 감상기(2)
처음에 모종님의 <친절한 유저씨>를 읽었을 때, 저도 한번 <왜 마비노기란 게임에 이토록 유저들이 애정을 품는가>에 대해 간략히 써보고자 했습니다. 그게 벌써 2월 중순 쯤이로군요. 이러저러한 일에 치여서, 게다가 fntsy 길드의 2월 연극을 보고 격침당해 있던 사이에 벌써 3월이 되고, 본격적으로 마비노기에 대한 포스팅을 쓸 타이밍을 놓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패치가 여러모로 마음에 안 드는 상황에서 세이트님의 포스팅마저 읽고, 새벽에 약간 감상적이 된 기세를 타 대충 생각나는대로 휘갈겨볼까 합니다.
이놈의 얼음집은 츄츄로 시작해서 마비노기로 끝나는군요. 죄송합니다.(...) 게다가 죽도록 길어요. 쉬엄쉬엄 읽어주세요. 이 글은 마비노기 전용 네이버 블로그에도 올라갑니다.
(1) 에린에 도착하다
제일 처음, 제가 에린에 도착했던 건 2003년 12월 26일 경이었습니다. 그때는 <화키아>라는 캐릭터였죠. 별 생각없이 그런 게임이 있다더라, 양님이 최고더라(...), 나오언니가 짱이더라, 이런 소문만 듣고 <가볍게 들어가서 구경만 해 볼까>하고는 인스톨했죠. 그때까지 전 온라인 게임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플스나 PC 게임도 전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PC 게임으로 유일하게 해 본 게 판타스틱 포츈 정도? 대신 슈퍼 패미콤 시절의 RPG 는 거의 섭렵을 해서, 특히 스퀘어의 RPG 는 트레저헌터G 를 빼놓고는 전부 다 엔딩을 봤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어를 화이널 환타지 4와 로맨싱 사가 1로 배웠으니 말 다 했죠. 화이널 환타지 5 는 전직업 마스터를 세번씩 달성할 정도로 훼력을 자랑했습니다. 그런 만큼, 전 게임에 한해 라이트 유저이긴 하나 RPG 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식가견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부끄럽지만 RPG 장르와 관련이 깊은 환타지 장르로 책을 낸 적도 있으니까요.
처음 화키아로 도착하니, 나오 양이 맞아주데요. 이성적으로야 <게임에서 쌔고 쌘 간판 얼굴 마담이로구만>이라고 쿨하게 중얼거렸지만 이미 입에서는 언니 이뻐어♡! 라고 외치고 있는 상태. 뭐랄까요, 흔한 콘솔 RPG 에서는 <이미 그 세계에 살고 있던 용감한 소년이 우연한 기회로 여행에 떠난다>는 설정이 많잖습니까. 그 세계에 그렇게 오래 살고 있었던 주제에 왜 레벨은 동네 아저씨만도 못한 1 레벨에 돈도 한푼 없는데. - r 라는 심정이었다만, 마비노기를 시작하자마자 나타난 이 백발 소녀는 <당신은 이제 다른 세계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친절하게 일러주었습니다. 으음, 그러니까 저 캐릭터(화키아)는 바로 현실세계의 나이고, 이제 게임 접속을 통해 마비노기에 들어가게 된다는 거로구나, 하고 이해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세계에 뚝 떨어져서, 열심히 NPC 들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얻고 퀘스트를 수행한다는 온라인 게임상의 억지스러운 현실성에도 금세 적응이 됐지요. 왜냐하면 난 이 세계 사람이 아니라 지금 막 다른 곳에서 떨어져 온 이방인이니까. 당연히 이 세계가 돌아가는 사정을 모를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아무것도 몰라도 창피할 것 하나 없습니다. 열심히 물어보고 빨빨거리고 다니며 내가 찾아먹을 몫을 스스로 챙겨야죠.
(2) 나는 이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게 초반에 에린에서 버티게 하는 원동력일 지도 모릅니다. 나는 이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요. 최근 오베를 시작한 다른 MMORPG 를 잠깐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도 꽤 기대하고 있었고 상당히 취향으로 보였던 게임인데, 그런데도 시작한지 한시간 반 만에 화가 나더군요. 전투 시스템에 적응이 안 된 상태인건 당연한데, 내가 전투를 잘 못하고 버벅거린다는 점이 상당히 신경에 거슬렸습니다. 천천히 알아가도 될 텐데 왜 그렇게 초조했을까요. 그건 그 게임의 세계 자체가 <당연히 이 시스템에 대해 너는 이미 알고 있다>라고 날 취급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비노기는 그렇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나는 갓난아기 같은 상황이고 모른다는 사실을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친절한 유저씨>라고 모종님도 표현하셨다시피, 다른 유저들도 모두 자기 역시 초반에는 버벅거리던 갓난아기였단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나가다 신규 유저가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면 그냥 못 둡니다. 열매 하나라도 앵겨주거나 응치 배우는 법을 알려주고 지나가야 성에 차죠. 그래서 마비노기는 자연스럽게 유저 간에 공통된 유대감이 형성되게 됐습니다. 여기서 한몫 더 한 게 3번 조항, <엔피씨들의 불친절함>이었습니다.
(3) NPC 들은 모르쇠
보통 보면 엔피씨들이 죄다 떠먹여주는 경향이 있죠. 퀘스트 날아오면 <잡화점 가서 뭘 어쩌고 저걸 저쩌고 해서 이리저리 하라, 해오면 돈을 주든 뭘 주든 하마>라고요. 그러나 마비노기 NPC 들은 설정부터가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주민>입니다.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사정이 있어요. 말콤은 노라 스토킹하느라 바쁘고, 베빈은 자기 미모에 도취되어 있느라 바쁘고. 그런 상황에 어디서 어리버리한 신참이 와서 <저어...>하고 말을 걸기라도 하면 죄 떠먹여 줄 새가 있답니까. 필요한 것만 대충 말해주고 나머진 늬가 알아서 해, 라는 식이죠. 초반에 말콤의 거미줄 퀘스트 해 보셨나요? 밑도 끝도 없이 <내가 필요하니까 거미줄 주워다가 물레 돌려서 실 좀 만들어주>였습니다. 멋도 모르는 초보, 쭐래쭐래 빈손으로 거미줄 주우러 갑니다. 그리고선 깨닫습니다. 말콤 이눔의 미네랄 시퀴, 거미가 공격한다는 건 왜 안 가르쳐준 건데!!!! 그렇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거미줄 주우러 갔다간 깃털 달고 누워있거나 알몸으로 마을 광장에서 부활하기 일쑤입니다. 트레이시는 그 유명한 꽃뱀-_- 퀘스트로, 미모의 여자 엔피씨가 있다면 불도 물도 마다않고 달려가는 유저들의 심리를 이용해 초보들을 낚아서 부려먹죠. 월척이야~
그런 스타일로 여기 엔피씨들은 절대로 <이거 게임이삼>이라는 힌트를 주지 않습니다. 점잖은 말로 <뭐가 필요해서 그러니 뭘 해다 주지 않겠나. 미안하니까 돈을 좀 주도록 하지.>라는 식으로 장문의 편지를 수줍게 날립니다. 트레보만 해도 <자, 던전을 가서 깨고 와라!>가 아니라 <고블린 두 마리가 알비 던전으로 보물상자를 들고 가는 걸 봤는데, 한번 쫓아가 보지 그래. 좋은 일이 있을 지 누가 아나.>라고 유저를 꼬드깁니다. 아아, 그래요. 보물상자에 혹해서 들어가봤더니... 거긴 지옥이었어. - r 초초초초 큰 새빨간 무서운 거미님이 개다리 댄스를 추고 있는 지옥인지 누가 알았어.
이 NPC 들의 나는 모르쇠 현상은 두가지 결과를 낳습니다. 첫째, 이들이 스크립트대로 주절거리는 게임 도우미가 아니라 이 세계의 주민이라는 점을 피부로 느끼게 해 준다는 것. 둘째, 엔피씨들이 불친절하다 보니 결국 같은 처지인 유저끼리 돕게 된다는 것. 유저들끼리 자연스러운 공동체가 형성된다는 점은 꽤 중요합니다. 왜 유저들이 이렇게 동병상련으로 서로를 돕게 된 걸까요.
(4) 게임이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다 - 1
바로 이 유명한 격언(?)입니다. 모종님도 지적하셨다시피, 마비노기는 삶의 하나하나가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으면 힘들게 되어있습니다. 밤새도록 양털을 깎아 실을 잣고 천을 돌려도, 다른 사람에게 팔지 못하면 그냥 상점행. 제아무리 최고급천이라도 휴지조각과 마찬가지입니다. 아, 그래서인가요. 상점에 내다 팔면 원가의 십분의 일도 못 건지게 되어있는 시스템은. -_-
생산스킬은 하나하나 수련치로 환산되고, 랭업을 하려면 이 수련치를 채워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필연적으로 본인에게는 필요치 않은 잉여분의 생산물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생산물은 묘하게 맞물려 있어서, 실은 모아서 천을 짤 수 있고, 천은 모아서 옷을 만들 수 있습니다. 철광석은 제련하여 철괴를 만들고 철괴로는 갑옷과 무기를 만듭니다. 결국 최종생산물인 옷이나 갑옷이나 무기 밑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하위개념이, 천과 철괴와 철광석과 실이 버티고 있는데, 실의 원료가 되는 거미줄이나 양털 레벨까지 가면 이게 가히 천문학적 수치 아니겠어요. 결국 생산과 공급이라는 개념이 그대로 유저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직결됩니다. 인챈트 시스템도 비슷하게 돌아가죠. 이 한벌의 울프헌터 검교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수많은 알비표 인챈과 알비표 거미들이 희생되었으며, 키아의 검은 거미가 검끝의 이슬로 사라졌겠습니까. 새삼스럽지만 묵념.
생산직도 만만치 않은데, 전투에 이르면 이것도 장난 아닙니다. 특히 새로 전투 시스템을 익히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정말 콘크리트 맨땅에 헤딩하기 일쑤입니다. 화키아로 키울 때 저는 처음에는 거의 AI 를 쓰지 않는 회색도시쥐로 3연타 4연타의 타이밍과 카운터법을 익혔어요. 그러고나서 의기양양하게 갈색 다이어울프로 진출했는데... 이게 죽음의 골짜기더군요. 아시다시피 갈다 레벨이 되면 적이 평타 공격 뿐 아니라 디펜스와 스매시까지 섞어서 쓰게 됩니다. 이걸 막기 위해서는 디펜스와 스매시의 사용을 구별해내서 적절하게 반격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게다가 회색쥐하고는 차원이 다른 공격력! 회색쥐가 때리면 걍 맞아주면 끝났지만, 이놈들 평타에서 살아남으려면 디펜스까지 쓸 줄 알아야 하잖습니까. 회색쥐는 한턴이면 끝나서 몰랐는데, 이 갈다밭에 진출하고나서야 전 처음으로 마비노기 전투 시스템이 하프 턴 제라는 걸 깨달았어요. 때리면 뭐합니까. 바로 적에게도 공격 찬스가 주어지는걸. 당황했죠. 그것도 적이 자신의 턴에서 뭘 택할 지 알 수가 있나요. 그냥 선공 때리고 무작정 디펜스로 버티다가 스매시로 맞고 죽기를 한 3일 했나.
어느날 옆에서 사냥하시던 분이 보다 못해 알려주시더라고요. 스매시는 평타로 눕히라고. 아아~ 하고 그제서야 눈이 떠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떤 NPC 도 알려주지 않았고 홈페이지에도 나와있지 않던 전투법 공략을 같은 유저가 알려준 겁니다. (물론 게임의 재미를 위해 플포라던가 다른 정보 게시판은 출입하지 않던 때입니다.) 솔직히 고백해 볼까요? 전 그때까지는 온라인게임에서 다른 플레이어의 존재란, 언제 뒷통수에 칼 꼽을지 모르는 존재라고 여기고 있었어요.(...) PK 시스템에 대해 하도 말이 많아서 무의식중에 다른 플레이어는 협력자가 아니라 적이나 경쟁자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박혀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같은 갈다밭에서 같이 갈다 사냥하는 경쟁자면서도 남에게 전투법을 알려주고 있다니 사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저 사람 이래도 되는 거야? 라는 게 더 솔직한 심정이었지요. 그런데 잘 관찰해보니, 그 사람만 그런게 아니더이다. 티르 코네일 곳곳에서 인챈법 알려주는 사람, 응치 배우는 법 알려주는 사람, 골렘형님 눕히는 법 알려주는 사람, 골고루 있더라고요. 심지어는 아무것도 모르는 열살 캐릭터만 발견하면 눈에 불을 켜고 곰 잡아주겠다고 원정대 조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네, 여러모로 신선했지요.
게임은 어느 정도 어려워야 재미있는 것 맞습니다. 클릭 하나로 필살기 나가서 몹을 아작낼 수 있다면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관심가질 일 없다는 것도 맞습니다. 물약 쭉쭉 빨기만 하면 졸라 짱 쎈 몹도 잡을 수 있다면 사람들이, 몹이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피 조금만 까여도 힐링해주고 응치해주는 그런 광경은 볼 수 없을 겁니다. 정말 그때는 그랬습니다. 알비 던전의 거대거미가 너무 무서워서, 보스룸 열기 전에 캠파하고 응치하고 준비만땅 해 놓고도 정작 거대거미가 달려오면 무서워서 줄행랑치면서 울부짖었던 때가 정말 있었습니다.
(4) 게임이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다 - 2
이렇게 전투가 어려우면 누가 게임을 해? 거대거미 고까이거 넷이 달려들어 잡아도 경험치 얼마 주지도 않고 보상도 십몇 골드 밖에 안 나오는데. 이거 남는 장사야? 게다가 전투가 어려운데 그것하고 유저들끼리 잘 돕는게 대체 무슨 상관?
라고 생각하는게 보통 정상이죠. 그러나 나한테 전투가 어려우면 남들에게도 어려운 것 맞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세상이 메말랐다 한들, 자기가 도움받을 일이 있을 것 같으면 자기도 일단 남들에게 잘하고 보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지금 좀 베풀어두면 내게 나중에 몇배로 돌아올 거 잘 아는데 안 한다면 그게 더 바보죠. 마비노기 전투가 이렇게 어려운데도 사람들이 싫증 안 내고 협력 플레이를 펼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이 게임의 특성상 죽는 게 무섭지 않기 때문이죠.
사실 이 게임은 죽는 데 대한 패널티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겁니다. 마지막 여신상에서 부활하면 경험치가 빡세게 까인다지만, 그것 갖고 레벨이 왔다갔다 한다는 위험요소는 없지 않습니까. 보통 상식적인 선에서 몹 좀 잡으면 도로 회복될 정도입니다. 마을 부활을 하면 더욱 까이는 경험치가 적고, 왕대박은 누군가 살려줄 때죠. 누군가에게 부활당하면 경험치도 최소한도로 깎을 수 있고, 더 중요한 건 바로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 있지 않습니까. 패널티 거의 없이, 죽은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패널티가 전혀 없다고 해도 죽을 때마다 마을에서 일어나야 한다면 그거 게임 하겠습니까? (모 게임에서 수도 없이 배럭을 접견하고 오티엘한 사람의 원한맺힌 절규.) 너무 패널티가 적다보니, 아이템 떨구는 걸로 밸런스를 맞추는데 그 떨군 아이템이 아예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 나중에 찾을 수도 있고, 게다가 남이 부활시켜주면 그 자리에서 도로 주섬주섬 입을 수도 있으니 이 패널 역시 심한 마이너스는 아닙니다. 자, 자기 스스로 부활할 때보다 남들이 부활시켜주는 게 몇배 더 이득입니다. 그런데도 서로 돕지 않겠다는 겁니까?
응치와 힐링도 마찬가지로 <나보다는 남을 위해> 존재합니다. 요즘은 펫 때문에 많이 그 느낌이 사라지긴 했지만, 정말 리블피 상태로 쩔쩔매고 있을 때 생판 처음 보는 누가 응치와 힐링을 마구 뿌려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죠. 그 고마움은 릴레이처럼 이어져서 나 또한 곤란한 사람을 보면 자연스럽게 응치와 힐링을 해 주게 됩니다. 전투가 어렵지 않다면 이런 광경은 좀처럼 힘들겠죠. 전투가 쉬워서 나혼자 유아독존이면 다칠 일도 죽을 일도 없고 타인의 도움이 고맙다는 것도 모르게 됩니다. 그냥 나홀로 환타지 라이프로 끝나고 맙니다.
그런데다가 죽어도 패널이 별로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인생에 대해 유머러스한 관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에 얘기한 적이 있는데, 오베 시절에 처음으로 위습이 필드에 도입된 때였어요. 아시다시피 위습이 물리방어력이 짱 쎄서 어지간한 스매시 크리라도 잘 안 들어가지 않습니까. 환생도 없던 오베 시절에,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위습이 필드에 뜬 겁니다. 당시 전 화키아 군으로 다른 분들과 던바튼 광장에서 노닥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느 분이 마을부활로 슈슉 나타나더라고요. 당시에는 굉장해 보이던 하이폴린 부츠에 라이트 레더메일을 걸친 고렙 전사였습니다.orz 이분이 마을부활하며 말씀하시길, <아따, 그 먼 데서 라볼로 굴리는 주제에 물리 공격이 안 먹으면 어쩌란 거야>라는 겁니다. 놀라서 <새로 도입된 몹이요?>하고 물었더니 스매시를 넣어도 대미지가 10, 20 그렇게 뜨는 주제에 바로 차징 들어가서 라볼로 굴린답니다. 그러면서 이를 갈며 <저놈 반드시 잡고 말겠다>하고 바타 들고 달려가시는 겁니다. 그리고.......... 2분 후 같은 자리에서 일어나시는 그분. 그렇게 광장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4연속으로 일어나시더라고요. orz 만약 사망 패널이 컸더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죠.
마찬가지로, 열살에게 곰 타이틀 따주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고렙들도 수두룩하죠. 피니시를 줘야 하니까 알몸에 맨주먹으로 곰에게 미끼가 되어 두번 죽고 세번 죽으면서도 아하하하 하고 즐거워하는 이 갸륵함. orz 새 던전이 생겼다 하면 겁대가리 없이 불사조의 깃만 인벤에 30장씩 챙겨서 우르르 몰려가 골백번도 더 전멸하면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거리고 웃는 그 여유. 심심하면 곰 끌어다가 던바 광장에서 춤추게 하고 막판에는 자기도 맞아죽는 바보짓. 또 심심하면 다같이 나란히 줄지어서 시체놀이하며 어떻게 해서든 좀더 가까이 붙어서 죽어보고자 몇번이고 살아났다 또 죽고 또 죽는 그야말로 뻘짓. 그게 과연 마비노기 특유의 전투 난이도가 아니었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적은 강하고 전투는 어려우니 어차피 죽는 데는 익숙해져 있다, 게다가 패널티도 거의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죽는다해도 짜증내지 않고 웃으면서 받아들일 만큼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남의 실수로 자기가 눕는다해도 고까이꺼 하고 껄껄 웃고 말지요. 그런 의미로 전 이번의 나오 서포트 패치를 극구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불친절한 엔피씨의 악명을 깰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움이 끼어들 여지를 완벽하게 없애버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나오는 소울 스트림에서 나(유저)를 이끌어준 인도자입니다. 유저 죽으면 부활시켜주는 시스템이 아니란 말입니다. - r
(5) 고만고만한 레벨의 유저들
지금은 해당되지 않는 사항입니다만, 초반에 마비노기의 분위기를 이렇게 형성한 데에는 유저들이 죄 고만고만한 수준이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합니다. 전투는 그렇게 쌔빠지게 어려워요. 그런데 레벨이 오른다고 아이들이 획기적으로 강해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 칼을 바꿔볼까? 물론 나뭇가지에서 바타로 바꿔들면 당연히 강해지긴 하겠죠. 그러나 그것도 실제 유저가 머릿속에 이미지화하고 있는 나뭇가지와 졸라 짱 쎈 장검 사이의 차이만큼은 아닙니다. 인챈트란 게 있던데 그걸 한번 발라볼까. 폭스나 솔져 같은 체력계 인챈을 바르면 강해지긴 합니다만, 그것도 겨우 2~4 사이를 오갈 뿐. 결정적인 무엇은 되어주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초반 마비노기는 오로지 컨트롤 승부였습니다. 당시 평균렙 레벨 20이나 좀 괴수 소리 들을 법한 레벨 35나 차이는 그다지 없어요. 일례를 들어 오베 시절 만돌린에서는 유명한 힐러였던 린시엔님. 이분은 빡센 힐러의 길을 걷느라 전투는 죄다 F 랭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혼자 독하게 붉그리를 잡아대며 레벨 40 에 육박. 단체로 던전에 들어가도 다 죽어있는데 오로지 이분 혼자만 살아남아 유유히 해골을 다 잡고는 쓰러진 무능인간들을 일으켜 붕대 감고 힐링까지 퍼부어주곤 했죠. 그렇다면 역시 초반의 마비노기는 레벨 싸움이 아니라 컨트롤 싸움이었던 것 맞습니다. 이건 결국 뭘 의미하느냐.
사람들이 알아버린 겁니다. 아하, 이 게임에선 절라 노가다해서 던전 도나, 땡땡이치면서 노가리 까나 그게 그거로구나. 그리하여 사람들은 낮에는 알바를 하고 밤에는 던전 좀 뛰다가 싫증나면 광장으로 모였던 겁니다. 게다가 이놈의 게임은 전투 외에도 놀 거리를 얼마나 많이 풀어뒀답니까. 열매 따다가 죽도록 다이어트를 할 수도 있고, 장비 팔아 고기 사서 돼지 만들 수도 있고, 알바를 하든 양털을 깎든 연주를 하든, 뭐랄 사람 아무도 없고 게다가 그 시간에 죽자고 던전 돌아도 아주 효과적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모닥불 피워놓고 모여앉아 딩가딩 연주를 하면서 온갖 자신의 삽질 영웅담을 자랑스러워하며 밤새 수다꽃을 피웠던 겁니다. 이 세계에서만은 최소한 약하다는 것, 모른다는 것이 흠이 되질 않으니까요. 기상천외한 삽질담이 나올수록 사람들은 포복절도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삽질이 가능한 버그 천국 에린에 축배를 보냅니다.
지금이야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요. 인챈트도, 갑옷도, 무기도, 개조도, 누적렙도, 스킬 포인트도 모두 강함에 합계적으로 적용되는지라 옛날처럼 어버버하고 있으면 순식간에 뒤쳐집니다. 그래서 미칠듯이 광렙을 하고 장비를 맞추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모두 그 옛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계기만 있으면 그들은 하루 1렙 업을 포기하고 모닥불 주위에 몰려앉아 또다시 삽질만담을 하며 즐겁게 수다떨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최근 마비노기는 그럴 계기를 하나씩 모두 없애가고 있습니다. 슬픈 일이죠.
(6) 아름다운 에린
위의 사항들을 알게 모르게 지지해주는 조건이 바로, 에린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또 하나 솔직히 고백해 볼까요. 제 컴의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7000 인가 그럴 겁니다. 마비노기 오픈베타 시절조차 최소사양으로 취급받던 물건이죠. 게다가 오베 시절에는 최적화가 미흡해서 제 컴으로 마비노기 돌리면 하늘이 칙칙~한 청회색으로 나오고 구름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런데도 말이죠.
나오가 <에린은 축복받은 곳이에요>라고 말하자마자 <그럼요, 그렇고말고요>라고 납죽 엎드려 백배 했습니다. 하늘이 저런 꾸꾸리한 청회색임에도 불구하고 양털을 깎다 말고 흐르는 땀방울을 씻어내며 상큼하게 <아아, 오늘도 정말 예쁜 하늘이구나>라고 중얼거릴 만큼 콩깍지+세뇌 상태였단 말이죠. 그건 그만큼, 꼭 하늘이 아니라 하더라도, 주변을 둘러싼 에린의 정경들이 너무나 예뻤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이 아닐 겁니다. 마비노기 처음 시작했을 무렵, 어버버해서 뭘 어떻게 해야 좋은지도 모르는 상태로 그냥 털퍼덕 주저앉았는데, 노을지는 마을이 너무나도 예뻐서 하염없이 넋을 잃고 마비 시간으로 3~4일은 계속 그 빛만 바라보고 있었던 경험이 있는 건.
에린은 축복받은 곳 맞습니다. 맞아요. 초원 위에 뛰노는 양떼 님에, 시간이 갈수록 변하는 빛의 색깔에, 흐르는 물에, 다정한 사람들이 사는 옹기종기 모인 집들.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요. 그저 살풍경한 모습이었다면 아무리 위의 조건들이 다 충족된다 해도 전 그냥 던전에 쳐박혀 사냥이나 했을 겁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번 익숙해지면 마비노기 전투 시스템은 너무 훌륭해서 그 타격감이, 그 썰고 베고 후비는 맛이 비할 바가 아니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모두 불러내어 노을지는 광장 모닥불가로 불러낸 겁니다. 에린은 위대해요.
-- 너무 길어졌으니 7번 항목으로 이어집니다
세이트 님 - 나오 마리오타 프라데이리
세이트 님 - 마비노기 나오 서포트 리뉴얼
연극제 감상(1) - 연극제 <웰컴 투 에린> 감상기(1)
연극제 감상(2) - 연극제 <웰컴 투 에린> 감상기(2)
처음에 모종님의 <친절한 유저씨>를 읽었을 때, 저도 한번 <왜 마비노기란 게임에 이토록 유저들이 애정을 품는가>에 대해 간략히 써보고자 했습니다. 그게 벌써 2월 중순 쯤이로군요. 이러저러한 일에 치여서, 게다가 fntsy 길드의 2월 연극을 보고 격침당해 있던 사이에 벌써 3월이 되고, 본격적으로 마비노기에 대한 포스팅을 쓸 타이밍을 놓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패치가 여러모로 마음에 안 드는 상황에서 세이트님의 포스팅마저 읽고, 새벽에 약간 감상적이 된 기세를 타 대충 생각나는대로 휘갈겨볼까 합니다.
이놈의 얼음집은 츄츄로 시작해서 마비노기로 끝나는군요. 죄송합니다.(...) 게다가 죽도록 길어요. 쉬엄쉬엄 읽어주세요. 이 글은 마비노기 전용 네이버 블로그에도 올라갑니다.
(1) 에린에 도착하다
제일 처음, 제가 에린에 도착했던 건 2003년 12월 26일 경이었습니다. 그때는 <화키아>라는 캐릭터였죠. 별 생각없이 그런 게임이 있다더라, 양님이 최고더라(...), 나오언니가 짱이더라, 이런 소문만 듣고 <가볍게 들어가서 구경만 해 볼까>하고는 인스톨했죠. 그때까지 전 온라인 게임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플스나 PC 게임도 전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PC 게임으로 유일하게 해 본 게 판타스틱 포츈 정도? 대신 슈퍼 패미콤 시절의 RPG 는 거의 섭렵을 해서, 특히 스퀘어의 RPG 는 트레저헌터G 를 빼놓고는 전부 다 엔딩을 봤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어를 화이널 환타지 4와 로맨싱 사가 1로 배웠으니 말 다 했죠. 화이널 환타지 5 는 전직업 마스터를 세번씩 달성할 정도로 훼력을 자랑했습니다. 그런 만큼, 전 게임에 한해 라이트 유저이긴 하나 RPG 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식가견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부끄럽지만 RPG 장르와 관련이 깊은 환타지 장르로 책을 낸 적도 있으니까요.
처음 화키아로 도착하니, 나오 양이 맞아주데요. 이성적으로야 <게임에서 쌔고 쌘 간판 얼굴 마담이로구만>이라고 쿨하게 중얼거렸지만 이미 입에서는 언니 이뻐어♡! 라고 외치고 있는 상태. 뭐랄까요, 흔한 콘솔 RPG 에서는 <이미 그 세계에 살고 있던 용감한 소년이 우연한 기회로 여행에 떠난다>는 설정이 많잖습니까. 그 세계에 그렇게 오래 살고 있었던 주제에 왜 레벨은 동네 아저씨만도 못한 1 레벨에 돈도 한푼 없는데. - r 라는 심정이었다만, 마비노기를 시작하자마자 나타난 이 백발 소녀는 <당신은 이제 다른 세계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친절하게 일러주었습니다. 으음, 그러니까 저 캐릭터(화키아)는 바로 현실세계의 나이고, 이제 게임 접속을 통해 마비노기에 들어가게 된다는 거로구나, 하고 이해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세계에 뚝 떨어져서, 열심히 NPC 들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얻고 퀘스트를 수행한다는 온라인 게임상의 억지스러운 현실성에도 금세 적응이 됐지요. 왜냐하면 난 이 세계 사람이 아니라 지금 막 다른 곳에서 떨어져 온 이방인이니까. 당연히 이 세계가 돌아가는 사정을 모를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아무것도 몰라도 창피할 것 하나 없습니다. 열심히 물어보고 빨빨거리고 다니며 내가 찾아먹을 몫을 스스로 챙겨야죠.
(2) 나는 이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게 초반에 에린에서 버티게 하는 원동력일 지도 모릅니다. 나는 이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요. 최근 오베를 시작한 다른 MMORPG 를 잠깐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도 꽤 기대하고 있었고 상당히 취향으로 보였던 게임인데, 그런데도 시작한지 한시간 반 만에 화가 나더군요. 전투 시스템에 적응이 안 된 상태인건 당연한데, 내가 전투를 잘 못하고 버벅거린다는 점이 상당히 신경에 거슬렸습니다. 천천히 알아가도 될 텐데 왜 그렇게 초조했을까요. 그건 그 게임의 세계 자체가 <당연히 이 시스템에 대해 너는 이미 알고 있다>라고 날 취급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비노기는 그렇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나는 갓난아기 같은 상황이고 모른다는 사실을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친절한 유저씨>라고 모종님도 표현하셨다시피, 다른 유저들도 모두 자기 역시 초반에는 버벅거리던 갓난아기였단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나가다 신규 유저가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면 그냥 못 둡니다. 열매 하나라도 앵겨주거나 응치 배우는 법을 알려주고 지나가야 성에 차죠. 그래서 마비노기는 자연스럽게 유저 간에 공통된 유대감이 형성되게 됐습니다. 여기서 한몫 더 한 게 3번 조항, <엔피씨들의 불친절함>이었습니다.
(3) NPC 들은 모르쇠
보통 보면 엔피씨들이 죄다 떠먹여주는 경향이 있죠. 퀘스트 날아오면 <잡화점 가서 뭘 어쩌고 저걸 저쩌고 해서 이리저리 하라, 해오면 돈을 주든 뭘 주든 하마>라고요. 그러나 마비노기 NPC 들은 설정부터가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주민>입니다.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사정이 있어요. 말콤은 노라 스토킹하느라 바쁘고, 베빈은 자기 미모에 도취되어 있느라 바쁘고. 그런 상황에 어디서 어리버리한 신참이 와서 <저어...>하고 말을 걸기라도 하면 죄 떠먹여 줄 새가 있답니까. 필요한 것만 대충 말해주고 나머진 늬가 알아서 해, 라는 식이죠. 초반에 말콤의 거미줄 퀘스트 해 보셨나요? 밑도 끝도 없이 <내가 필요하니까 거미줄 주워다가 물레 돌려서 실 좀 만들어주>였습니다. 멋도 모르는 초보, 쭐래쭐래 빈손으로 거미줄 주우러 갑니다. 그리고선 깨닫습니다. 말콤 이눔의 미네랄 시퀴, 거미가 공격한다는 건 왜 안 가르쳐준 건데!!!! 그렇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거미줄 주우러 갔다간 깃털 달고 누워있거나 알몸으로 마을 광장에서 부활하기 일쑤입니다. 트레이시는 그 유명한 꽃뱀-_- 퀘스트로, 미모의 여자 엔피씨가 있다면 불도 물도 마다않고 달려가는 유저들의 심리를 이용해 초보들을 낚아서 부려먹죠. 월척이야~
그런 스타일로 여기 엔피씨들은 절대로 <이거 게임이삼>이라는 힌트를 주지 않습니다. 점잖은 말로 <뭐가 필요해서 그러니 뭘 해다 주지 않겠나. 미안하니까 돈을 좀 주도록 하지.>라는 식으로 장문의 편지를 수줍게 날립니다. 트레보만 해도 <자, 던전을 가서 깨고 와라!>가 아니라 <고블린 두 마리가 알비 던전으로 보물상자를 들고 가는 걸 봤는데, 한번 쫓아가 보지 그래. 좋은 일이 있을 지 누가 아나.>라고 유저를 꼬드깁니다. 아아, 그래요. 보물상자에 혹해서 들어가봤더니... 거긴 지옥이었어. - r 초초초초 큰 새빨간 무서운 거미님이 개다리 댄스를 추고 있는 지옥인지 누가 알았어.
이 NPC 들의 나는 모르쇠 현상은 두가지 결과를 낳습니다. 첫째, 이들이 스크립트대로 주절거리는 게임 도우미가 아니라 이 세계의 주민이라는 점을 피부로 느끼게 해 준다는 것. 둘째, 엔피씨들이 불친절하다 보니 결국 같은 처지인 유저끼리 돕게 된다는 것. 유저들끼리 자연스러운 공동체가 형성된다는 점은 꽤 중요합니다. 왜 유저들이 이렇게 동병상련으로 서로를 돕게 된 걸까요.
(4) 게임이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다 - 1
바로 이 유명한 격언(?)입니다. 모종님도 지적하셨다시피, 마비노기는 삶의 하나하나가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으면 힘들게 되어있습니다. 밤새도록 양털을 깎아 실을 잣고 천을 돌려도, 다른 사람에게 팔지 못하면 그냥 상점행. 제아무리 최고급천이라도 휴지조각과 마찬가지입니다. 아, 그래서인가요. 상점에 내다 팔면 원가의 십분의 일도 못 건지게 되어있는 시스템은. -_-
생산스킬은 하나하나 수련치로 환산되고, 랭업을 하려면 이 수련치를 채워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필연적으로 본인에게는 필요치 않은 잉여분의 생산물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생산물은 묘하게 맞물려 있어서, 실은 모아서 천을 짤 수 있고, 천은 모아서 옷을 만들 수 있습니다. 철광석은 제련하여 철괴를 만들고 철괴로는 갑옷과 무기를 만듭니다. 결국 최종생산물인 옷이나 갑옷이나 무기 밑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하위개념이, 천과 철괴와 철광석과 실이 버티고 있는데, 실의 원료가 되는 거미줄이나 양털 레벨까지 가면 이게 가히 천문학적 수치 아니겠어요. 결국 생산과 공급이라는 개념이 그대로 유저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직결됩니다. 인챈트 시스템도 비슷하게 돌아가죠. 이 한벌의 울프헌터 검교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수많은 알비표 인챈과 알비표 거미들이 희생되었으며, 키아의 검은 거미가 검끝의 이슬로 사라졌겠습니까. 새삼스럽지만 묵념.
생산직도 만만치 않은데, 전투에 이르면 이것도 장난 아닙니다. 특히 새로 전투 시스템을 익히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정말 콘크리트 맨땅에 헤딩하기 일쑤입니다. 화키아로 키울 때 저는 처음에는 거의 AI 를 쓰지 않는 회색도시쥐로 3연타 4연타의 타이밍과 카운터법을 익혔어요. 그러고나서 의기양양하게 갈색 다이어울프로 진출했는데... 이게 죽음의 골짜기더군요. 아시다시피 갈다 레벨이 되면 적이 평타 공격 뿐 아니라 디펜스와 스매시까지 섞어서 쓰게 됩니다. 이걸 막기 위해서는 디펜스와 스매시의 사용을 구별해내서 적절하게 반격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게다가 회색쥐하고는 차원이 다른 공격력! 회색쥐가 때리면 걍 맞아주면 끝났지만, 이놈들 평타에서 살아남으려면 디펜스까지 쓸 줄 알아야 하잖습니까. 회색쥐는 한턴이면 끝나서 몰랐는데, 이 갈다밭에 진출하고나서야 전 처음으로 마비노기 전투 시스템이 하프 턴 제라는 걸 깨달았어요. 때리면 뭐합니까. 바로 적에게도 공격 찬스가 주어지는걸. 당황했죠. 그것도 적이 자신의 턴에서 뭘 택할 지 알 수가 있나요. 그냥 선공 때리고 무작정 디펜스로 버티다가 스매시로 맞고 죽기를 한 3일 했나.
어느날 옆에서 사냥하시던 분이 보다 못해 알려주시더라고요. 스매시는 평타로 눕히라고. 아아~ 하고 그제서야 눈이 떠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떤 NPC 도 알려주지 않았고 홈페이지에도 나와있지 않던 전투법 공략을 같은 유저가 알려준 겁니다. (물론 게임의 재미를 위해 플포라던가 다른 정보 게시판은 출입하지 않던 때입니다.) 솔직히 고백해 볼까요? 전 그때까지는 온라인게임에서 다른 플레이어의 존재란, 언제 뒷통수에 칼 꼽을지 모르는 존재라고 여기고 있었어요.(...) PK 시스템에 대해 하도 말이 많아서 무의식중에 다른 플레이어는 협력자가 아니라 적이나 경쟁자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박혀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같은 갈다밭에서 같이 갈다 사냥하는 경쟁자면서도 남에게 전투법을 알려주고 있다니 사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저 사람 이래도 되는 거야? 라는 게 더 솔직한 심정이었지요. 그런데 잘 관찰해보니, 그 사람만 그런게 아니더이다. 티르 코네일 곳곳에서 인챈법 알려주는 사람, 응치 배우는 법 알려주는 사람, 골렘형님 눕히는 법 알려주는 사람, 골고루 있더라고요. 심지어는 아무것도 모르는 열살 캐릭터만 발견하면 눈에 불을 켜고 곰 잡아주겠다고 원정대 조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네, 여러모로 신선했지요.
게임은 어느 정도 어려워야 재미있는 것 맞습니다. 클릭 하나로 필살기 나가서 몹을 아작낼 수 있다면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관심가질 일 없다는 것도 맞습니다. 물약 쭉쭉 빨기만 하면 졸라 짱 쎈 몹도 잡을 수 있다면 사람들이, 몹이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피 조금만 까여도 힐링해주고 응치해주는 그런 광경은 볼 수 없을 겁니다. 정말 그때는 그랬습니다. 알비 던전의 거대거미가 너무 무서워서, 보스룸 열기 전에 캠파하고 응치하고 준비만땅 해 놓고도 정작 거대거미가 달려오면 무서워서 줄행랑치면서 울부짖었던 때가 정말 있었습니다.
(4) 게임이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다 - 2
이렇게 전투가 어려우면 누가 게임을 해? 거대거미 고까이거 넷이 달려들어 잡아도 경험치 얼마 주지도 않고 보상도 십몇 골드 밖에 안 나오는데. 이거 남는 장사야? 게다가 전투가 어려운데 그것하고 유저들끼리 잘 돕는게 대체 무슨 상관?
라고 생각하는게 보통 정상이죠. 그러나 나한테 전투가 어려우면 남들에게도 어려운 것 맞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세상이 메말랐다 한들, 자기가 도움받을 일이 있을 것 같으면 자기도 일단 남들에게 잘하고 보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지금 좀 베풀어두면 내게 나중에 몇배로 돌아올 거 잘 아는데 안 한다면 그게 더 바보죠. 마비노기 전투가 이렇게 어려운데도 사람들이 싫증 안 내고 협력 플레이를 펼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이 게임의 특성상 죽는 게 무섭지 않기 때문이죠.
사실 이 게임은 죽는 데 대한 패널티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겁니다. 마지막 여신상에서 부활하면 경험치가 빡세게 까인다지만, 그것 갖고 레벨이 왔다갔다 한다는 위험요소는 없지 않습니까. 보통 상식적인 선에서 몹 좀 잡으면 도로 회복될 정도입니다. 마을 부활을 하면 더욱 까이는 경험치가 적고, 왕대박은 누군가 살려줄 때죠. 누군가에게 부활당하면 경험치도 최소한도로 깎을 수 있고, 더 중요한 건 바로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 있지 않습니까. 패널티 거의 없이, 죽은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패널티가 전혀 없다고 해도 죽을 때마다 마을에서 일어나야 한다면 그거 게임 하겠습니까? (모 게임에서 수도 없이 배럭을 접견하고 오티엘한 사람의 원한맺힌 절규.) 너무 패널티가 적다보니, 아이템 떨구는 걸로 밸런스를 맞추는데 그 떨군 아이템이 아예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 나중에 찾을 수도 있고, 게다가 남이 부활시켜주면 그 자리에서 도로 주섬주섬 입을 수도 있으니 이 패널 역시 심한 마이너스는 아닙니다. 자, 자기 스스로 부활할 때보다 남들이 부활시켜주는 게 몇배 더 이득입니다. 그런데도 서로 돕지 않겠다는 겁니까?
응치와 힐링도 마찬가지로 <나보다는 남을 위해> 존재합니다. 요즘은 펫 때문에 많이 그 느낌이 사라지긴 했지만, 정말 리블피 상태로 쩔쩔매고 있을 때 생판 처음 보는 누가 응치와 힐링을 마구 뿌려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죠. 그 고마움은 릴레이처럼 이어져서 나 또한 곤란한 사람을 보면 자연스럽게 응치와 힐링을 해 주게 됩니다. 전투가 어렵지 않다면 이런 광경은 좀처럼 힘들겠죠. 전투가 쉬워서 나혼자 유아독존이면 다칠 일도 죽을 일도 없고 타인의 도움이 고맙다는 것도 모르게 됩니다. 그냥 나홀로 환타지 라이프로 끝나고 맙니다.
그런데다가 죽어도 패널이 별로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인생에 대해 유머러스한 관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에 얘기한 적이 있는데, 오베 시절에 처음으로 위습이 필드에 도입된 때였어요. 아시다시피 위습이 물리방어력이 짱 쎄서 어지간한 스매시 크리라도 잘 안 들어가지 않습니까. 환생도 없던 오베 시절에,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위습이 필드에 뜬 겁니다. 당시 전 화키아 군으로 다른 분들과 던바튼 광장에서 노닥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느 분이 마을부활로 슈슉 나타나더라고요. 당시에는 굉장해 보이던 하이폴린 부츠에 라이트 레더메일을 걸친 고렙 전사였습니다.orz 이분이 마을부활하며 말씀하시길, <아따, 그 먼 데서 라볼로 굴리는 주제에 물리 공격이 안 먹으면 어쩌란 거야>라는 겁니다. 놀라서 <새로 도입된 몹이요?>하고 물었더니 스매시를 넣어도 대미지가 10, 20 그렇게 뜨는 주제에 바로 차징 들어가서 라볼로 굴린답니다. 그러면서 이를 갈며 <저놈 반드시 잡고 말겠다>하고 바타 들고 달려가시는 겁니다. 그리고.......... 2분 후 같은 자리에서 일어나시는 그분. 그렇게 광장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4연속으로 일어나시더라고요. orz 만약 사망 패널이 컸더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죠.
마찬가지로, 열살에게 곰 타이틀 따주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고렙들도 수두룩하죠. 피니시를 줘야 하니까 알몸에 맨주먹으로 곰에게 미끼가 되어 두번 죽고 세번 죽으면서도 아하하하 하고 즐거워하는 이 갸륵함. orz 새 던전이 생겼다 하면 겁대가리 없이 불사조의 깃만 인벤에 30장씩 챙겨서 우르르 몰려가 골백번도 더 전멸하면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거리고 웃는 그 여유. 심심하면 곰 끌어다가 던바 광장에서 춤추게 하고 막판에는 자기도 맞아죽는 바보짓. 또 심심하면 다같이 나란히 줄지어서 시체놀이하며 어떻게 해서든 좀더 가까이 붙어서 죽어보고자 몇번이고 살아났다 또 죽고 또 죽는 그야말로 뻘짓. 그게 과연 마비노기 특유의 전투 난이도가 아니었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적은 강하고 전투는 어려우니 어차피 죽는 데는 익숙해져 있다, 게다가 패널티도 거의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죽는다해도 짜증내지 않고 웃으면서 받아들일 만큼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남의 실수로 자기가 눕는다해도 고까이꺼 하고 껄껄 웃고 말지요. 그런 의미로 전 이번의 나오 서포트 패치를 극구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불친절한 엔피씨의 악명을 깰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움이 끼어들 여지를 완벽하게 없애버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나오는 소울 스트림에서 나(유저)를 이끌어준 인도자입니다. 유저 죽으면 부활시켜주는 시스템이 아니란 말입니다. - r
(5) 고만고만한 레벨의 유저들
지금은 해당되지 않는 사항입니다만, 초반에 마비노기의 분위기를 이렇게 형성한 데에는 유저들이 죄 고만고만한 수준이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합니다. 전투는 그렇게 쌔빠지게 어려워요. 그런데 레벨이 오른다고 아이들이 획기적으로 강해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 칼을 바꿔볼까? 물론 나뭇가지에서 바타로 바꿔들면 당연히 강해지긴 하겠죠. 그러나 그것도 실제 유저가 머릿속에 이미지화하고 있는 나뭇가지와 졸라 짱 쎈 장검 사이의 차이만큼은 아닙니다. 인챈트란 게 있던데 그걸 한번 발라볼까. 폭스나 솔져 같은 체력계 인챈을 바르면 강해지긴 합니다만, 그것도 겨우 2~4 사이를 오갈 뿐. 결정적인 무엇은 되어주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초반 마비노기는 오로지 컨트롤 승부였습니다. 당시 평균렙 레벨 20이나 좀 괴수 소리 들을 법한 레벨 35나 차이는 그다지 없어요. 일례를 들어 오베 시절 만돌린에서는 유명한 힐러였던 린시엔님. 이분은 빡센 힐러의 길을 걷느라 전투는 죄다 F 랭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혼자 독하게 붉그리를 잡아대며 레벨 40 에 육박. 단체로 던전에 들어가도 다 죽어있는데 오로지 이분 혼자만 살아남아 유유히 해골을 다 잡고는 쓰러진 무능인간들을 일으켜 붕대 감고 힐링까지 퍼부어주곤 했죠. 그렇다면 역시 초반의 마비노기는 레벨 싸움이 아니라 컨트롤 싸움이었던 것 맞습니다. 이건 결국 뭘 의미하느냐.
사람들이 알아버린 겁니다. 아하, 이 게임에선 절라 노가다해서 던전 도나, 땡땡이치면서 노가리 까나 그게 그거로구나. 그리하여 사람들은 낮에는 알바를 하고 밤에는 던전 좀 뛰다가 싫증나면 광장으로 모였던 겁니다. 게다가 이놈의 게임은 전투 외에도 놀 거리를 얼마나 많이 풀어뒀답니까. 열매 따다가 죽도록 다이어트를 할 수도 있고, 장비 팔아 고기 사서 돼지 만들 수도 있고, 알바를 하든 양털을 깎든 연주를 하든, 뭐랄 사람 아무도 없고 게다가 그 시간에 죽자고 던전 돌아도 아주 효과적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모닥불 피워놓고 모여앉아 딩가딩 연주를 하면서 온갖 자신의 삽질 영웅담을 자랑스러워하며 밤새 수다꽃을 피웠던 겁니다. 이 세계에서만은 최소한 약하다는 것, 모른다는 것이 흠이 되질 않으니까요. 기상천외한 삽질담이 나올수록 사람들은 포복절도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삽질이 가능한 버그 천국 에린에 축배를 보냅니다.
지금이야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요. 인챈트도, 갑옷도, 무기도, 개조도, 누적렙도, 스킬 포인트도 모두 강함에 합계적으로 적용되는지라 옛날처럼 어버버하고 있으면 순식간에 뒤쳐집니다. 그래서 미칠듯이 광렙을 하고 장비를 맞추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모두 그 옛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계기만 있으면 그들은 하루 1렙 업을 포기하고 모닥불 주위에 몰려앉아 또다시 삽질만담을 하며 즐겁게 수다떨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최근 마비노기는 그럴 계기를 하나씩 모두 없애가고 있습니다. 슬픈 일이죠.
(6) 아름다운 에린
위의 사항들을 알게 모르게 지지해주는 조건이 바로, 에린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또 하나 솔직히 고백해 볼까요. 제 컴의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7000 인가 그럴 겁니다. 마비노기 오픈베타 시절조차 최소사양으로 취급받던 물건이죠. 게다가 오베 시절에는 최적화가 미흡해서 제 컴으로 마비노기 돌리면 하늘이 칙칙~한 청회색으로 나오고 구름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런데도 말이죠.
나오가 <에린은 축복받은 곳이에요>라고 말하자마자 <그럼요, 그렇고말고요>라고 납죽 엎드려 백배 했습니다. 하늘이 저런 꾸꾸리한 청회색임에도 불구하고 양털을 깎다 말고 흐르는 땀방울을 씻어내며 상큼하게 <아아, 오늘도 정말 예쁜 하늘이구나>라고 중얼거릴 만큼 콩깍지+세뇌 상태였단 말이죠. 그건 그만큼, 꼭 하늘이 아니라 하더라도, 주변을 둘러싼 에린의 정경들이 너무나 예뻤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이 아닐 겁니다. 마비노기 처음 시작했을 무렵, 어버버해서 뭘 어떻게 해야 좋은지도 모르는 상태로 그냥 털퍼덕 주저앉았는데, 노을지는 마을이 너무나도 예뻐서 하염없이 넋을 잃고 마비 시간으로 3~4일은 계속 그 빛만 바라보고 있었던 경험이 있는 건.
에린은 축복받은 곳 맞습니다. 맞아요. 초원 위에 뛰노는 양떼 님에, 시간이 갈수록 변하는 빛의 색깔에, 흐르는 물에, 다정한 사람들이 사는 옹기종기 모인 집들.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요. 그저 살풍경한 모습이었다면 아무리 위의 조건들이 다 충족된다 해도 전 그냥 던전에 쳐박혀 사냥이나 했을 겁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번 익숙해지면 마비노기 전투 시스템은 너무 훌륭해서 그 타격감이, 그 썰고 베고 후비는 맛이 비할 바가 아니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모두 불러내어 노을지는 광장 모닥불가로 불러낸 겁니다. 에린은 위대해요.
-- 너무 길어졌으니 7번 항목으로 이어집니다
# by | 2006/03/30 03:36 | 마비노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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